유럽연합위원회(EC)가 업무용 표준 휴대폰으로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를 외면하고, 애플 `아이폰`과 HTC 스마트폰을 선택했다고 로이터가 4일(현지시각) 전했다.
유럽연합(EU) 최고 권력기관인 EC는 최근 3만2000여 직원의 업무 보안과 재정적 영향 등을 고려해 이처럼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블랙베리` 보안 문제에 따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 인도, 쿠웨이트 정부의 서비스 중단 조치가 이어진 뒤여서 RIM에 상당한 타격이 됐다.
특히 사업용 필수 도구(the indispensible business tools)로 인식될 정도였던 `블랙베리` 이미지가 적잖게 손상될 것으로 보였다.
EC 대변인은 “이번 (스마트폰) 평가에 따라 HTC 스마트폰과 아이폰이 음성·이메일 중심의 모바일 기기를 위해 가장 적합한 플랫폼으로 부상하게 됐다”며 “결론적으로 EC가 HTC와 아이폰 플랫폼을 지원한 셈”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노키아나 애플 제품과 달리 `블랙베리`를 거쳐 가는 통신(트래픽)을 들여다볼(모니터링) 수 없는 점에 주목했다. RIM의 컴퓨팅 서버로 국가 주요 정보가 유출될 수 있을 것으로 걱정했다. RIM이 캐나다와 영국에 있는 서버 센터를 통해 암호화한 메시지로 통신망(네트워크)를 관리하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야크 RIM 최고기술임원(CTO)은 여러 국가기관의 움직임이 `블랙베리`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았으나, EC의 결정이 시장 변화를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올 초 영국 스탠다드차터드은행이 직원용 스마트폰을 `블랙베리`에서 `아이폰`으로 대체한 뒤 은행가의 휴대폰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프랑스 각료들과 니콜라스 사르코지 대통령이 보안당국의 권유를 받아 `블랙베리` 사용을 멈춘 것에도 소비자 시선이 모였다.
한편, 스트레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노키아 40%, RIM 19%, 애플 14%였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