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산업에 이어 태양광 분야의 인력난이 심각하다. SW업계와 마찬가지로 대기업은 우수 인력을 흡수하는 `블랙홀`이 됐다. 태양광 산업은 수익성과 고도의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여서 대기업을 비롯한 중소기업 역시 주목하고 있는 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 바클레이는 올해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이 12기가와트(GW)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00년 278mW에 불과했던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이 10년 만에 무려 60배나 성장한 셈이다.
대기업으로의 인력 이동은 법적·제도적 장치로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고용조건이 좋은 곳을 찾아가는 것은 근로자의 기본 권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중공업, 한화케미칼 등 대기업의 스카우트 유혹 앞에 웬만한 중소기업 엔지니어들은 견디기 힘들다.
문제는 이들이 떠난 뒤의 중소기업들이다. 오랜 기간 동안 태양전지 등 태양광 산업부문을 이끌어온 중소, 중견기업 기반이 붕괴되기 때문이다. 잘 키운 인력하나 믿고 사업하던 중소기업의 CEO라면 애가 터질 일이다.
하반기 SW부문 및 태양광 부문의 인력 이동은 이미 시작됐다. 분명한 것은 중소기업의 이 같은 안타까운 환경은 태양광 부문이 호황일수록 더 심할 것이라는 것이다.
미안하지만 이 같은 상황은 이미 예고됐던 일이라는 것이다. 정부가 녹색성장의 기치를 내세울 때, 또 IT융합을 통한 다양한 산업발전 정책을 내놓을 때 이 부분을 주도할 전문 엔지니어 부족사태는 불을 보듯 자명한 일이었다. 새로운 인력을 수급하고, 부족한 인력을 재생산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지경부와 교과부, 노동부는 미리 준비했어야 했다. 인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청와대는 지금이라도 중장기 비전에 따라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산업인력양성지원 시스템을 범정부차원에서 만들어야 한다. 녹색성장도 결국 사람이 만들어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