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웨이브` 사용자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구글이 지난 주 소셜 기반 실시간 협업 서비스인 `구글 웨이브`의 개발 중단 방침을 밝히자 그동안 1년 가까이 `구글 웨이브`를 써왔던 사용자들이 구글의 웨이브 서비스 중단 방침 철회를 요구하는 등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구글 웨이브`는 서비스 초기에 초대장을 배포하는 방식으로 사용자 저변을 확대해왔기 때문에 일반 사용자층이 그렇게 두텁지는 않았지만, 서비스 개발자나 얼리 어댑터를 중심으로 국내외에서 적지 않은 열혈 사용자층을 확보했다. 이들 사용자들은 `구글 웨이브`가 향후 구글의 핵심적인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측하고 웨이브의 보급 확산과 진화과정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이 `웨이브`의 개발 및 서비스 중단 방침을 갑자기 선언해 버리자 사용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물론 그동안 구글이 실험적으로 서비스를 도입했다가 중단했던 사례가 여러 번 있었지만 이처럼 갑작스럽게 `구글 웨이브` 서비스를 중단할 지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특히 실시간 협업 솔루션으로 `구글 웨이브`를 적극 활용해왔던 사용자들은 ‘구글 웨이브 구하기(Save Google Wave)’ 운동 사이트(http://www.savegooglewave.com)를 공식 오픈하고, 구글이 웨이브 서비스 중단 방침을 철회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구글 웨이브 구하기` 사이트에는 9일 현재 2만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지지 의사를 표명했으며 이 숫자는 빠른 속도로 증가할 전망이다. 트위터 계정(@savegooglewave)도 개설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으나 팔로워 숫자가 500명을 넘었다.
구글은 `웨이브` 서비스 중단에 따른 사용자들의 반발을 의식, 그간 확보해놓은 `웨이브`의 핵심 테크놀로지를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공개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많은 사용자들은 구글의 이같은 방침에 흔쾌히 동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글이 앞으로 `구글 웨이브 구하기` 운동에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주목된다.
한편 이번 구글의 `웨이브` 서비스 중단 방침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도 아주 비판적이다. 소셜 미디어 전문 블로그 사이트인 `매셔블`의 CEO ‘피트 캐시모어’는 CNN 웹사이트에 기고한 글을 통해 `구글 웨이브`의 서비스 중단이 결국은 페이스북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줄 것이라며 구글의 SNS사업 전반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구글 웨이브` 사업의 중단을 ‘광산의 카나리아’에 비유했다. 카나리아가 갱도내 유독가스의 존재를 광부들에게 미리 알려주는 것 처럼 ‘구글 웨이브’ 역시 구글의 소셜 네트워킹 사업에 카나리아와 같은 존재라는 의미다. `카나리아` 역할을 했던 구글 웨이브가 중도하차한 것은 구글의 소셜 네트워킹 사업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가 되고 있다는 것.
피트 캐시모어 CEO는 특히 `구글 웨이브`의 실패 원인을 구글의 기술적인 자만심에서 찾았다. 인스턴트 메시징,e메일,협업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인 `구글 웨이브`가 구글의 기술적인 우월성을 보여 주었지만 `웨이브`의 너무 많은 기능들이 오히려 웨이브를 숙달하는 데 어려움을 주었다는 것이다. 마치 너무 많은 다이얼과 스위치를 가진 VCR을 조작하는 것과 같은 문제점을 `웨이브`가 안고 있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문제점이 단지 `구글 웨이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우려했다. 구글이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진 새로운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인 `구글 미(Me)` 역시 구글 웨이브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는 뼈아픈 지적이다. `구글 미`를 너무 기술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면 일반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서비스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구글 미`를 통해 페이스북을 견제하려는 구글의 노력 역시 수포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장길수 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