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갤럭시S로 휴대폰을 바꾼 직장인 한주열 씨(36)는 무선인터넷(와이파이)으로 응용 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려다 화가 났다. 와이파이에 접속됐다는 신호는 나오지만 실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씨는 "갤럭시S는 다른 기능은 좋은데 와이파이가 잘 안잡혀 불만이다. 요즘엔 아예 와이파이를 꺼놓고 다닌다"고 하소연했다.
갤럭시S의 누적 판매량이 70만대를 돌파하면서 와이파이 접속 불만을 제기하는 사용자도 늘어나고 있다. SK텔레콤이 와이파이 장소(T와이파이존)를 연내 1만5000개로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가입자들의 와이파이 네트워크에 대한 기대가 커진 탓이다. 특히 갤럭시S 사용자들은 와이파이가 느리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는 갤럭시S를 출시한 SK텔레콤이 T와이파이존의 약 33%인 5000개를 와이브로 `브리지`를 이용한 이동형 와이파이존으로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리지는 무선 와이파이 공유기로 와이브로를 이용해 무선인터넷에 접속하도록 하는 기기다.
설치가 빠르지만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리는 속도가 60킬로바이트(KB)밖에 안되고 여러 명이 동시에 접속하면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 단점이다. 브리지 와이파이는 기지국이 넓게 깔려 있고 간섭 현상을 제외하면 8메가바이트(MB) 속도가 나오지만 여러 사람이 동시에 이용하면 1MB의 속도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텔레콤이 와이파이 구축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것은 와이파이를 `보완재`로 인식하고 서비스의 근간인 3G(3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업그레이드하고 있기 때문이다. 와이파이는 이동 중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와이파이가 없어도 가입자들이 모바일 인터넷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올해 초 2.1기가헤르츠(㎓) 대역 주파수를 확보(상하향 각 10㎒)해 3세대 이동통신(WCDMA)을 증설하고 있으며 올 연말까지 이보다 진화한 네트워크(HSPA+), 내년 하반기부터는 4세대 이동통신(LTE)으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하장용 SK텔레콤 네트워크 부문장은 "증설을 완료하면 4차선 도로가 6차선 도로로 넓어지게 된다"며 "망 구조 개선을 통해 와이파이 없이도 저렴하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SK텔레콤은 정액 요금제 가입자(월 5만5000원 이상)에게는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 무제한 제공` 계획을 발표하고 방송통신위원회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매일경제 손재권 기자 / 이소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