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마음이 따뜻한 소통의 리더십을 꿈꾼다

[ET단상]마음이 따뜻한 소통의 리더십을 꿈꾼다

15세기 콜롬버스의 신대륙 발견은 천동설을 바꾸고 유럽제국의 식민지 약탈에 기반한 근대 자본주의 기업을 탄생시킨 세계사적 사건이었다. 이후 20세기에 들어 또 다시 세계사적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바로 인터넷의 출현이다.

콜롬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은 상품 · 자원 등 눈에 보이는 유한한 부를 세상에 안겨준 반면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대륙의 발견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한한 부를 선사하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 등장 이후 블로그 · 유튜브 · 트위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통의 도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고 기술진보와 맞물리면서 대중들의 폭발적 관심 속에 거대한 상업시장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을 비롯한 소셜 미디어(Social Media)는 세상의 모든 것을 급속한 속도로 바꾸고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똑똑하다는 N세대는 사회 각 분야에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고, 기업들은 제품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소비자 중심에서 인류공존과 같은 가치 중심까지 그 경쟁영역을 넓히고 있다. 기업의 제일 목표인 이익창출과 더불어 사회적 책임을 요구 받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기업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는 지금 기업 내부에서는 소통경영이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제품경쟁에서 승리하고 고객만족과 인류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의 시너지 창출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CEO로 있는 한국중부발전은 발전소를 운영하는 사업 특성상 내부 위계질서와 일사분란한 행동이 강조돼 왔다. 경영환경은 환경규제 등으로 악화되고 있고, 향후 전력시장에 완전경쟁이 도입될 경우 친환경 발전 등 인류를 위한 가치 창출이 더욱 더 중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는 경직된 조직문화를 개선하고자 올 1월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경영철학 특강과 직원과의 자유로운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또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경영간부 회의에 노조대표를 참여시키고 내부 온라인 게시판도 익명으로 글을 올릴 수 있도록 바꿔 놓았다.

소통에 목말라 있던 직원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고 다시 필자에게 피드백돼 새로운 에너지가 되고 있다.

현대 경영학에서 강조하고 있는 4M이 Man(인사관리), Money(재무관리), Manufacturing(생산관리), Marketing(시장관리)이라면 필자는 소통경영이 중요시 되는 지금 소통학의 4M을 강조하고 싶다. 만나고, 먹고, 마시고, 마지막으로 함께 목욕을 같이 하는 것이다.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숨김없이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얼마 전 모로코 정부와의 발전사업 공동추진 양해각서 체결을 위해 해외출장을 다녀온 적이 있다. 비행기 안에서 우연히 남아공 만델라 대통령의 소통 리더십을 그린 `인빅터스`라는 영화를 보게 됐다. 국가를 사랑하고 국민을 포용하는 마음으로 직접 이해관계자를 만나 상대를 설득하고 격려하며 흑백으로 분열된 남아공을 하나로 묶는 과정을 감동 깊게 그려낸 작품이다.

세계는 지금 블로그나 트위터 같은 소통의 도구들이 소통을 더 쉽고 풍요롭게 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 속의 만델라가 그러했듯이 정작 소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사람들을 품는 포용력과 따뜻한 마음이 아닌가 싶다.

매순간 나는 마음이 따뜻한 소통의 리더십을 꿈꾸고 있다.

남인석 한국중부발전 사장 namis@komip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