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하면 어떤 것이 떠오를까? 왠지 중독이 걱정되고, 잘못하면 폭력적이거나 외설적인 방향으로 아이들을 잘못 유도할 것만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은 것이 현재까지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게임이라는 것은 인간의 행복과 즐거움을 주고 재미를 느끼게 하기 위해 고안된 구조화된 행위(structured activity)라는 포괄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같은 게임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되 긍정적인 특수한 목적에 부합되도록 제작한 게임을 기능성 게임(serious game)이라고 한다.
기능성 게임의 시초는 군사용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지만, 현재는 다양한 형태의 교육과 훈련, 의료, 공공분야 등에 이용할 수 있는 목적성 게임으로 게임산업의 장르 다변화와 영역확대를 불러오고 있다. 또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고 게임의 긍정적인 생활화 및 문화조성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전 세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다양한 기능성 게임에 관한 행사도 열리고 있다. 최근 `기능성 게임 개발 캠프`가 경원대학교에서 열렸는데, 기능성 게임에 대한 이해와 함께 게임의 순기능을 배우는 자리였다. 또 오는 9월 1일부터 4일까지 국내 최대 기능성 게임 축제인 `2010 경기기능성게임페스티벌(KFS2010)`도 열린다. `게임에 가치 더하기, 삶에 가치 더하기(Better Game, Better Life)`를 주제로 열리는 이 축제는 나흘간 성남 코리아디자인센터 일원과 야탑역 광장 등에서 열릴 예정이다.
기능성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너무나 하기 싫고, 지겹게만 느껴지지만 반드시 해야 하거나, 하면 좋은 활동들을 어떻게 게임적인 요소와 결합시켜서 이를 즐거운 경험으로 바꾸어 줄 것인지에 대한 문제이다. 이런 문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풀어간 분야가 바로 교육 분야로 기능성 게임이 가장 오랫동안, 그리고 제일 효과적으로 이용된 분야이다.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라는 독립적인 단어가 나올 정도로 게임적인 요소를 활용한 교육은 상당한 효과를 보았으며, 즐기면서 재미있게 만드는 게임이라는 특성으로 공부에 흥미를 붙이지 못하거나, 딱딱한 설명을 어렵게 느꼈던 아이들에게는 매우 좋은 해결책으로 널리 활용되었다. 최근에는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도 많이 활용되고 있는데, 유명한 제약회사인 독일의 바이에르(Bayer)에서는 최근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소아비만과 당뇨병을 대상으로 닌텐도 DS와 연결되는 혈당측정기를 활용해 자신의 혈당을 체크하고 이를 활용하면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한 제품과 닌텐도 DS 게임 타이틀을 동시에 내놓았다. 이 혈당기는 4~14세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어드벤처 게임과 미니게임 아케이드를 결합해 제공하고 있으며, 웹 커뮤니티도 같이 제공해 소셜 네트워크도 구성하고 소셜 게임의 요소도 첨가해서 건강을 챙기면서 즐겁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같이 게임은 색안경만 벗고 본다면 우리의 삶과 생활을 윤택하게 만들 수 있는 윤활유와도 같은 존재이다. 그 대상이 아이들이 될 수도 있지만, 어른들도 즐거움과 재미를 통한 새로운 행복을 찾는 즐거움과 건강 등도 챙길 수 있다는 것을 이미 닌텐도의 Wii도 보여준 바 있다. 게임과 세상을 즐겁게 만드는 것에 대해 보다 많은 고민을 하고, 적절한 목표를 달성하는 기능성 게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지훈 우리들생명과학기술연구소장 jihoon.jeo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