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가 대만 스마트폰 제조사인 HTC의 300달러 이하 보급형 스마트폰을 내놓는다. 300달러 이하 스마트폰은 국내 출시와 동시에 소비자가 스마트폰 요금제에 가입하면 무료로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128%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HTC가 연말까지 30만원대 후반인 3~4종의 안드로이폰을 국내에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SK텔레콤과 KT와 제품 출시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잭통 HTC 부사장은 기자와의 만나 “올해 들어 한국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구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한국에 30만원대 중저가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이동통신사업자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와 LG전자 옵티머스Z, 팬택 베가 등 프리미엄 제품과 경쟁해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 처음부터 저렴한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1020세대를 겨냥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HTC는 국내 업체들이 영토를 확대하기 전에 먼저 보급형 제품을 내놓아 차별화를 꾀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기존 외산 폰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뜻도 숨어 있다. HTC와 보급형 공급 전략이 수립됨에 따라 KT와 SK텔레콤은 아이폰4, 갤럭시S 등 고급형 스마트폰에 이어 저가형 스마트폰을 확보, 중저가 시장 공략 기반을 마련했다.
HTC 스마트폰은 출시와 동시에 소비자가 무료로 구입할 수 있다. 제조사의 공급가격이 기존 제품보다 크게 낮다보니 무선인터넷 데이터요금제와 결합하면 이른바 `공짜폰`이나 `버스폰` 형태로 판매가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가격대가 300달러 이하임에도 일부 기능을 제외하고 기존 스마트폰과 성능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이달 KT를 통해 출시 예정인 `레전드(Legend)`는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2.1 버전에 3.2인치 능동형발광다이오드(AM OLED), CPU 600㎒, 메모리 512MB, 500만화소 카메라를 갖췄다. 여기에 다음 달 SK텔레콤을 통해 선보일 `와일드파이어(Wildfire)`는 안드로이드 2.1에 3.2인치 LCD 터치스크린, 528㎒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SK텔레콤은 이들 중저가 스마트폰의 하반기 라인업 추가를 위해 지난주 고위 임원이 대만 HTC를 직접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잭 부사장은 “한국 스마트폰 시장은 매우 중요하다. 지난 5월 출시된 디자이어는 한국 스마트폰 시장의 동향을 알아보기 위한 첨병역할을 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없지만 더 많은 중저가 스마트폰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HTC는 지난 2008년 7월 첫 스마트폰인 터치듀얼에 이어 이듬해 2월 터치 다이아몬드를 국내에 출시했지만 낮은 브랜드 인지도에 윈도모바일 운용체계의 한계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타이베이(대만)=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
연말까지 SKT·KT 통해 3~4종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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