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에서 머물던 로봇이 대중 속으로 성큼 파고든다.
이벤트나 공개 프로모션 차원에서만 선보였던 로봇이 교실이나 극장 · 레스토랑 · 사무실 등 열린 공간으로 속속 나서고 있다. 인간에 대한 친밀도를 높이면서, 로봇에 대한 인지도를 높일 뿐 아니라 서비스 로봇이 본격 산업화하는 데 주춧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로보쓰리(대표 김준형), 이디(대표 박용후), 퓨처로봇(대표 송세경)가 교육 · 영상회의 등에 활용할 텔레프레즌스 로봇과 안내 로봇 등 서비스 로봇을 본격 선보일 예정이다.
우선 일반 대중에 퍼져 생활 또는 업무와 밀접하게 발전할 분야는 텔레프레즌스형 로봇이다.
텔레프레즌스형 로봇이란 원격 영상회의에 로봇기술로 현실감을 더한 기술이다. 고해상도의 영상을 지원해 실제 옆에서 대화하는 느낌을 주는 게 텔레프레즌스 개념인데 여기에 이동과 센싱 등의 로봇 기술까지 접목시켰다. 해외에서는 이를 원격의료와 영상회의를 통한 동료 간 의사소통에 활용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로보쓰리의 `티봇(T-BOT)`과 KIST의 `잉키`가 대표적이다.
로보쓰리의 티봇은 두 바퀴를 달고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세그웨이 타입이다. 세그웨이 위에 올려진 로봇을 통해 원격 영상회의를 할 수 있다. 또 음성인식을 통해 짧은 거리 이동과 동작이 가능하다.
김준형 로보쓰리 사장은 “현재 이 로봇을 오는 10월 개최될 로봇월드에 선보일 예정”이라며 “대중의 관심이 커지고 있어 양산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문상 KIST 박사가 제작을 주도하는 잉키는 원어민 영어 교육용 로봇이다. 호주 · 필리핀 등의 현지 영어강사가 원격으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할 수 있는 로봇이다. 잉키는 지경부의 R러닝(로봇교육) 시장검증사업으로 지정돼 원격 조정 기능을 추가해 오는 12월 대구의 초등학교에서 첫 선을 보이게 된다.
텔레프레즌스 로봇과 함께 안내와 티켓 발권을 하는 서비스 로봇도 대중에 바짝 다가섰다.
퓨처로봇은 내달 인천국제공항에 안내와 주문 서비스가 가능한 도우미 서비스 로봇을 설치해 운영한다. 사용자에게 메뉴 안내는 물론 주문과 결제까지 가능한 로봇으로 다국어 서비스도 가능하다.
롯데시네마 영등포관에는 지난해말부터 이디의 안내로봇 `시로미`가 영화 관람객에게 신작 영화 소개와 이벤트를 제공하면서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디는 지경부의 시장검증사업으로 지정된 이 로봇에 발권 기능을 추가해 오는 10월께 선보일 예정이다.
지식경제부도 이러한 업계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서비스 로봇을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홍주 지경부 로봇팀장은 “지경부는 그간 로봇과 연계된 여러 시범 서비스 사업을 전개해 왔다”며 “이제 서비스 로봇이 산업의 대열에 들어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또 오는 10월 개최 예정인 로봇월드에는 텔레프레즌스 로봇에 대한 비즈니스 상담회를 별도로 마련해 서비스 로봇이 본격 산업으로 성장하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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