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노트북이 탄생한 지 25년 되는 해다. 도시바가 1985년 하노버 메세 전시회에서 공개한 `T1100`은 오늘날 노트북의 개념을 정립한 최초의 모델이다. 1970년대 말 미국에서 배터리로 작동하는 제품이 나오긴 했지만 `옮겨 사용하기 편한` PC로 보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다.
도시바 기술자들은 미국 과학자 앨런 케이의 논문(퍼스널 다이내믹 미디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를 만들고자 `브라이터 블루`라는 프로젝트팀을 구성, 개발에 나섰다.
이들은 흑백 디스플레이에 해상도 640×200픽셀, 3.5인치 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와 512kB 램을 채택한 T1100을 만들어냈다. 이 제품의 두께는 7㎝, 무게는 6㎏으로 요즘 노트북과는 차이가 있어 보이지만 당시만 해도 파격적이었다. 그 결과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독일에서 1만대 이상 판매됐으며, 미국 시장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 노트북이란 이름이 자리 잡은 것도 이때부터였다. 1989년 도시바가 당시 A4 크기인 `다이나북`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얇고 가벼운 느낌을 보다 잘 전달하기 위해 `노트북`이란 명칭을 쓰면서 현재로 발전했다. 다이나북은 A4 크기로 인텔 8086 프로세서와 1MB 메모리를 사용한 제품이었다.
노트북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며 지금은 현대 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 됐다. 데스크톱PC가 가정을 중심으로 보급됐다면, 노트북은 개인을 그 대상으로 하고 있다. 통신 발전과 맞물려 `모바일`이 화두가 되면서 PC 시장의 대표상품이 됐다.
전 세계 노트북 판매량이 데스크톱을 넘은 건 지난 2008년 3분기가 처음이었으며, 국내에선 올 1분기에 노트북이 데스크톱을 뛰어넘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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