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PC 시장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데스크톱PC와 노트북PC에 이은 새로운 `카테고리` 창출을 준비한 PC업체들이 일제히 신제품을 쏟아낼 채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가능성을 확인한 모바일 시장에서 노트북은 더욱 가볍고, 작게 분화하고 태블릿이라는 전에 없던 형태의 PC가 대거 등장할 예정이어서 누가 신시장을 개척하고 거머쥐게 될지 관심이 뜨겁다.
◇태블릿PC 대전=먼저 아이패드가 몰고 온 태블릿PC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태블릿은 데스크톱PC나 노트북PC와 다른 새로운 모바일PC의 일종으로 자리 잡으려는 시도가 일고 있다. 올 4월 출시된 아이패드는 80일 만에 300만대가 팔려 나가 태블릿PC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아이패드는 기존 데스크톱PC와 노트북PC 사이에서 아쉬웠던 휴대성 · 이동성 · 신속성을 만족시켰다는 평가다.
전통의 PC기업부터 거대 휴대폰업체까지 아이패드의 대항마들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태블릿PC를 3분기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 태블릿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OS 기반으로 알려졌으며 7인치 LCD가 달려 휴대성을 한층 강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종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태블릿은 이동하는데 갖고 다닐 수 있도록 편리함을 주고 e북 · 잡지 · 신문 · 멀티미디어 등 콘텐츠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를 준비하고 있다. LG전자는 윈도 기반 태블릿PC를 먼저 공개한 바 있지만 안드로이드 태블릿에 우선하기로 했다. LG전자 태블릿은 아이패드와 같은 9.7인치에 최고 사양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미 상당한 개발이 진척된 것으로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연내 세계 시장에서 50만대를 출하한다는 내부 목표를 세울 만큼 제품 경쟁력도 자신하고 있다.
국내 전통의 PC업체인 TG삼보컴퓨터도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을 준비 중이다. 삼보 제품 역시 휴대성을 강조한 7인치며 3분기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해외에선 세계 3위 PC업체인 델이 뛰어들었다. 지난 12일 미국 판매를 시작한 델의 태블릿은 5인치 모델이다. 최근 태블릿 화면보다 작은 5인치라 화면이 큰 스마트폰이나 PMP에 가깝다. 델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사이를 충족할 가장 적합한 크기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블랙베리로 유명한 RIM과 세계 5위 PC기업 아수스의 태블릿 시장 진출 등 하반기 태블릿PC 시장은 그야말로 격전지를 이룰 전망이다.
이채기 가트너코리아 이사는 “태블릿은 일부 PC의 기능을 하면서 개인에 최적화할 수 있는 단말기”라며 “앞으로 보다 다양한 형태의 디바이스를 접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3D PC 시대 개막=아바타로 시작된 3D 열풍이 PC에도 착륙했다.
대만 아수스가 올 초 3D 게이밍 노트북을 국내에 선보이며 신호탄을 알린 3D PC는 우리나라 LG전자가 7월 국내기업으로는 최초로 대거 신제품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경쟁체제 돌입을 예고했다. LG전자는 데스크톱PC와 노트북PC 풀라인업을 준비, 3D PC로 도약을 노리고 있다.
3D PC의 열풍은 이미 예견됐다. 지난 6월 대만 컴퓨텍스에서 글로벌 PC기업들은 일제히 3D를 들고 나왔다.
대만 MSI는 모니터 일체형 3D PC를 선보였다. 일체형으로는 세계 최초의 3D PC인 MSI 제품은 120㎐ 재생 주파수를 지원하는 24인치 대형 화면을 장착해 전용 안경을 착용하면 생생한 3D 영상을 볼 수 있다. 또 2D 영상을 3D로 변환해주는 기술인 `3D 스테이션`을 지원, 2D 영상도 3D로 즐길 수 있다. 세계 2위 PC기업 에이서는 올 초 열린 세빗 2010에서 3D 노트북 `아스파이어 5740D`를 선보인 바 있다.
일본 PC업계도 3D 시장 창출에 착수했다. 후지쯔는 2D DVD를 3D 영상으로 변환할 수 있는 데스크톱PC를 출시했다. 이 PC는 3D 영상을 볼 수 있는 것 외에도 3D 카메라가 내장돼, 음성을 포함한 3D 동영상을 찍을 수 있다. NEC는 가을 최상위 데스크톱PC에 3D 기능을 넣을 예정이다. 도시바도 3D 노트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중국 최대 PC업체인 레노버도 지난 6월 3D 노트북을 내놨다.
3D PC가 주목받는 이유는 PC의 미래 시장 창출 측면에서도 관심이지만 전자산업 전방위에 걸쳐 3D 확산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 때문이다. 가족이 함께 보는 TV와 달리 PC는 개인이 몰입해 쓰고 접하기가 쉽다. 또 3D 콘텐츠의 제작과 편집, 배포가 가능해 파급 효과가 크다.
레노버 측은 “3D 기술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집에서 쉽게 접근하기는 어렵다”면서 “PC는 소비자가 3D를 경험하도록 하는 다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노트북 변화도 `주목`=올 1분기 국내 PC 시장에서도 노트북 출하량(87만대)이 데스크톱(70만대)을 처음 앞섰다. 노트북은 과거 고가의 제품으로 분류됐지만 저가 노트북 `넷북`의 등장, 그리고 무선인터넷 환경 확산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태블릿PC의 등장으로 노트북 시장, 특히 넷북 수요 감소를 예측하는 시각이 많지만 일부를 제외하곤 노트북은 별도의 영역을 유지할 것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분간 모바일PC는 노트북이 주도할 것이다.
인텔은 10인치 미만 노트북에 사용되는 아톰 프로세서를 듀얼코어로 업그레이드했다. 두뇌에 해당하는 코어를 2개로 늘려 성능을 향상시킨 것이다. 인텔이 선보인 듀얼코어 아톰 프로세서는 넷북 성능을 강화했으면서도 디자인은 전보다 슬림하게 만들 수 있다.
인텔이 지난 6월 대만 컴퓨텍스에서 공개한 넷북은 두께가 14㎜로 초슬림이었다. 이 제품은 면도날만큼 얇은 두께를 지녔단 의미로 `레이저 신`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됐다. 지금까지 가장 얇은 넷북은 17㎜였다. 노트북은 휴대성은 물론이고 데스크톱PC를 뛰어넘는 성능을 갖추며 발전을 거듭할 전망이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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