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수의 IT인사이드>(120)유료TV의 태블릿 PC 전략

유료 방송 플랫폼을 운영하는 케이블TV사업자(MSO)와 위성방송 사업자들이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용 서비스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 저널 보도에 따르면 컴캐스트,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케이블비전,디렉TV,디쉬 네트워크 등 케이블 및 위성 방송 사업자들은 태블릿PC용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서비스 경쟁에 본격 가세하고 있다. 이들 유료 방송 사업자들은 기존의 유료 가입자들에게 별도의 비용을 받지않거나 약간의 추가 비용을 받고 태블릿PC에서 방송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이다.

이들 유료 방송 사업자들이 태블릿 PC용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도입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넷플릭스,훌루 등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 사업자들이 방송,영화 등 콘텐츠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강화하거나 유료 서비스에 적극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다, 지상파 방송사 등 콘텐츠 제공 사업자(CP)들 역시 모바일 사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블릿PC,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적합한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기존의 유료TV 시장을 온라인 비디오 사업자 또는 콘텐츠 제공 사업자들에게 고스란히 넘겨줘야할 위기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유료 TV 가입자들 역시 TV,PC,스마트폰,태블릿 등 기기에 구애 받지않고 언제 어디서나 TV와 영화를 보고 싶어한다. `TV 에브리웨어` 등 서비스에 방송 사업자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케이블 MSO인 컴캐스트는 연내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기존에 케이블을 통해 제공하던 방송 콘텐츠를 태블릿이나 인터넷 등 다른 플랫폼에 실어 송출하려면 별도의 라이센스 계약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 여러 콘텐츠 제공 사업자(CP)들과 제휴를 추진중이다. 컴캐스트는 별도의 인증 시스템을 개발,가입자들이 케이블,아이패드, PC용 웹브라우저 등 다양한 환경과 기기를 통해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태블릿PC에서 돌아가는 방송 애플리케이션을 개발,올 가을부터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우선 자사의 3백20만명에 달하는 `피오스(Fios)TV` 가입자를 대상으로 서비스에 들어가며 점차 비가입자에게도 확대한다. 버라이즌은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도 준비 중이다. 타임워너 케이블도 ‘머지 않은 장래`에 와이파이존에서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아이패드 애플리케이션을 서비스할 예정이다. 케이블비전시스템 역시 아이패드 등 다수의 모바일 단말기에서 방송을 볼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 시범 운영중이다. 케이블비전은 집 바깥에선 별도의 저작권 문제가 생길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우선 기존 가입자들이 집에서만 시청할수 있는 태블릿PC용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케이블TV 진영뿐 아니라 위성방송 진영도 태블릿PC용 애플리케이션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우선 `디쉬 네트워크`가 올가을에 안드로이드 태블릿과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을 내놓는다. 별도의 비용부과를 위해 셋톱박스나 어댑터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위성방송 사업자인 `디렉TV`는 아메리칸풋볼리그를 50달러의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아이패드 등 단말기에서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조만간 내놓는다.

케이블과 위성 방송 사업자들은 현재 넷플릭스,훌루 등 온라인 비디오 사업자들의 강력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DVD렌털 사업자인 넷플릭스는 영화 판권 구매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최근 거의 10억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투자,파라마운트,라이온스게이트,MGM 등의 영화 온라인 판권을 획득했다. 이들 영화사의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에픽스`에 향후 5년간 9억 달러를 지불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넷플릭스는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지만 폭스,유니버설 등의 판권을 갖고 있는 HBO와 쇼우타임 등과의 제휴도 강력히 원하고 있는 상태다.

훌루 닷컴 역시 월정액 9.99달러의 유료 서비스를 새로 도입했다. `훌루 플러스`는 쇼, 드라마 등 TV 프로그램을 스마트폰, 비디오 게임 콘솔, TV, 컴퓨터 등 다양한 기기에서 언제든지 자유롭게 볼 수 있다. 최근 훌루는 미 방송 네트워크인 CBS와도 제휴했다. 훌루에서 CBS의 인기 프로그램을 볼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온라인 비디오 업계의 최근 움직임은 매우 부산하다. 이들 사업자들의 강력한 도전에 직면한 유료TV사업자들이 과연 어떻게 돌파구를 마련할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자신문인터넷 장길수 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