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시작된 스마트폰 돌풍으로 `스마트`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은 요즘 `스마트 워크`라는 단어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체 노동인구의 30%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스마트 워크 구상은 과거의 재택근무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PC 보급이 활성화되고 인터넷 도입이 시작된 1990년대 중반 집에서 PC를 통해 업무를 볼 수 있는 재택근무가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적이 있다.
대기업들은 앞다퉈 재택근무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원격 재택근무가 요원한 중소기업들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인프라 도입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데다 IMF까지 터지면서 중소기업들의 재택근무 실현은 점점 멀어져만 갔다.
그러나 당시와 사정은 좀 다르다. 스마트 워크의 핵심으로 스마트폰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상황은 급변했고 회사에 가지 않아도 업무를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그동안 기업 내 IT 인프라 도입에 부담을 느껴왔던 중소기업들은 스마트폰 도입으로 본격적인 스마트 워크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과거 기업시장에서의 통신사업자 역할이 인프라를 구축하고 단말을 제공하는 데 그쳤지만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기업고객들을 대상으로 폭넓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스마트폰을 업무에 도입해 활용해 왔다. 특히 중소기업들의 아이폰 도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트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내 중소기업시장에서의 아이폰 점유율은 약 10%에 달한다. 일본 역시 중소기업의 20%가 업무에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고 그 중 약 50%는 아이폰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대기업보다 경영자원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중소기업 입장에서 스마트폰의 도입 효과는 생각보다 훨씬 크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조사에 따르면, 2000명의 영업직 사원에게 아이폰을 배부한 결과, 하루 평균 50분의 업무시간이 절약되고 잔업시간도 32분이나 줄었다. 잔업수당으로 환산하면 연간 20억엔의 비용을 절감한 것이다. 여성인력의 출산휴가나 중요업무 담당직원의 부재 등으로 인적자원에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에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볼 수 있게 해주는 스마트폰은 천군만마다.
올해 초 `유니클로`로 유명한 일본 최고 의류업체인 패스트 리테일링은 아이폰3GS 1200대를 파격적으로 구매해 눈길을 끌었다.
정부의 스마트 워크 발표가 이벤트성이 아닌 실질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 무엇보다 중소기업에서의 도입이 활발해야 한다.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지원하고 중소기업용 솔루션을 제공하고 보안도 강화해야 한다. 이는 중소기업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기에 통신사업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기업만이 스마트 워크를 실천해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 중소기업들도 적극 참여해 스마트 워크가 진정으로 그들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동반 성장해야 그 의미가 있다.
유태열 KT 경제경영연구소장 yooty@k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