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정의 성공파도]<394>휴가 후유증에 시달려요

휴가 전에는 방방 뜨는 풍선 같던 사람들이 휴가 후에는 축 늘어진 소금자루 같다. 이제 무슨 낙으로 사나 싶어 마음도 우울하고 반짝이던 눈빛도 빛을 잃었다. 휴가랍시고 늦잠 자고 늦게 자서 생활리듬마저 깨졌다. 해외 여행 다녀온 것도 아닌데 시차 적응하는 사람처럼 나른하고 부대낀다. 열심히 일하려고 다녀온 휴가가 지각을 유발하고 졸음을 불러들인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광고 카피처럼 돈만 쓰고 건강만 나빠진 휴가, 괜히 다녀왔나보다.



삶은 추억을 먹고 산다.

휴가는 쉬기 위함도 있지만 업무 외적 추억을 만들라고 멍석을 깔아 논자리다. 구데기 무서워서 장 못 담글 수 없으니 휴가를 후회하지 말고 일과를 회복하자. 일상의 패턴을 빨리 되찾기 위해서는 당분간 좀 더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 나른하고 노곤하다고 늘어지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다. 연필깍이도 맨 처음엔 뻑뻑하게 돌아간다. 어느 정도 탄력이 붙어 자동적으로 팽팽 돌아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각별히 알람소리 큰 시계를 준비하고 건전한 밤을 사수하자. 여독을 풀고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는 당분간은 업무 이외에는 집에서 휴식할 필요가 있다. 휴가의 짜릿함은 휴가 직전까지 무슨 일을 얼마나 열심히 했느냐와 관련이 있고 휴가의 추억은 휴가 후 무슨 일을 얼마나 잘 이루었느냐에 따라 지속성이 결정된다. 휴가 후에 가급적 유쾌하고 활력적으로 업무에 임하자. 가능하다면 짧고 쉬운 업무부터 하자. 자신감은 성취감을 통해 온다. 쉬운 일, 눈에 바로 성과가 보이는 일을 하면서 워밍업을 해야 몰입력을 되찾을 수 있다. 겨울이 사라지면 봄이 그토록 반갑지 않은 것처럼 돌아올 일터가 없으면 휴가가 그리 달콤할 수 없다. 가볍게 걸으면서 페이스를 회복하자.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 뛰어야 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