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되새겨 봐야 할 유공자 포상

지난해 12월 27일 우리나라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으로부터 원전 사업을 수주, 원전 수출국으로 발돋움했다. 총 금액이 400억달러에 이를 정도니 분명 큰 성과다.

이를 기념해 올해 1월 초 유공자에 대한 포상이 이뤄진다는 내용이 당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과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입을 통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무런 얘기가 없다.

실상은 UAE 원전 수주 관련 포상이 당초 지난 1월 13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유공자 선별 과정에서 잡음이 일자 청와대가 포상 자체를 연기했다고 한다.

가장 큰 이유는 한국전력을 비롯한 전력 공기업들의 반발이다. 원전 수주는 정부와 한전 차원에서 이뤄진 것인데 훈 · 포장 명단에 민간 건설업체 대표가 포함됐다는 것이다. 한전으로 돌아갈 상의 개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수출에 공헌한 지경부에 상이 집중되자 원천기술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교과부에서 이의를 제기, 개수를 조정하기도 했다.

최초 명단에서 제외된 원자력계 원로들도 들고 일어났다. 원로들에게도 상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원전 수출은 원로들의 공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이유다.

당초 지경부는 훈 · 포장과 대통령 · 국무총리 표창을 포함해 102명, 교과부는 26명으로 잡았는데 이 덕분에 포상 개수가 4개나 늘었다. 더 늘릴 수도 있다고 한다.

최근 정부는 민간 부문에 대한 정부 포상이 많다는 이유로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경우 통합, 축소하고 있다. 실제로 많이 줄였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본인들 것은 확실히 챙기는 모습이다. 지경부와 교과부는 조만간 올해 연말 시상을 목표로 재추진한다고 한다. 성과는 인정하지만 분명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포상이 미뤄진 이유가 무엇인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