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무부처서도 외면 받는 u시티…신성장동력 `없던 일로`

국토부·LH공사, 사업보류·축소 검토

u시티 사업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와 시행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신규 u시티 사업을 보류하거나 기존 사업 규모 축소를 검토 중이다. 분양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분양가 인하 압력이 거센데다 LH의 천문학적인 부채로 대규모 신도시 개발사업 표류하고 있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u시티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수출효자로 키우겠다던 국토부마저 입장을 선회하면서 대표적인 컨버전스 산업인 u시티가 꽃을 피우기도 전에 시들고 있다.

18일 국토부와 관계기관에 따르면 신도시 개발 업무를 총괄하는 국토부 신도시개발과가 신도시 분양가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이미 건설 중인 u시티 관련 시스템 구축 규모를 축소하거나 신규 u시티 사업을 보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신도시개발과는 이 같은 의견을 u시티를 담당하는 도시재생과 관계자 등에 피력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신도시 미분양 사태가 지속되고, 이를 해결하라는 지침이 부처에 하달됐다”며 “u시티에 IT시스템이 대거 접목돼 분양가 인상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판단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토부는 이 때문에 u시티 추진을 놓고 내부 관계자들이 이견을 보이는 등 사실상 추진 동력을 상실했다. 지난해 11월 청와대가 u시티를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한 이후 1년도 채 안 된 시점에서 주무부처가 사업을 포기하는 형국이다.

윤현수 국토부 도시재생과장은 “내부에서 이견이 제기된 만큼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최종적인 방향성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LH는 아예 최고경영진이 u시티 사업의 속도 조절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LH 최고경영진이 u시티 사업을 연기하라고 u시티 사업처에 지시했다”며 “신도시 미분양 사태로 공사의 존립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u시티를 제외하고 신도시를 건설한 이후 추가 구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관련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u시티 관련 기업 한 임원은 “수십조원에 달하는 신도시 개발 사업에 u시티 사업은 많아야 몇 백억원에 불과해 이로 인한 분양가 인상 효과는 거의 미미하다”며 “각종 건설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미래 성장동력인 u시티에 전가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신도시 개발 이후 u시티 시스템을 추가로 도입하려면 오히려 비용이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편 LH는 16일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미매각 자산 판매 총력 △합리적인 사업 조정 △철저한 유동성 리스크 관리 △조직혁신 등 경영쇄신 단행을 주요 내용으로 비상경영 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지방자치단체를 비롯 정보기술(IT) 서비스와 통신, SW, 건설사 등은 LH의 이 같은 계획이 u시티 사업 지연에 이은 u시티 사업 축소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우려했다.

김원배 · 정진욱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