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모여 거대 몬스터를 사냥한다는 `레이드(Raid)`라는 단어는 최근 국어사전에 실릴 정도로 일반명사가 됐다. `레이드에 살고 레이드에 죽는` 이들을 위한 게임은 없을까. 마이에트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하고 네오위즈게임즈가 서비스하는 `레이더즈(Raiderz)`가 그 질문에 손을 번쩍 들고 나섰다. 지난 16일 1차 비공개 테스트를 마친 레이더즈는 논타깃 전투방식과 독특한 레이드 시스템으로 중무장했다.
◇직업 구분이 없다? 자신만의 캐릭터 육성 가능=레이더즈는 캐릭터 생성 시 별도의 직업 선택이 없다. 대신 레벨을 올릴 때마다 주어지는 포인트를 세 가지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탤런트(특성)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직업의 분화가 이뤄진다. 1차 비공개 테스트에서는 양손 무기 위주의 `버서커`와, 검과 방패 위주의 `디펜더`, 그리고 치유관련의 `클레릭` 탤런트가 공개됐다.
서로 다른 탤런트의 포인트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레이더즈는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특색있는 캐릭터 육성이 가능하다. 기존의 MMORPG가 `탱커` `딜러` `힐러`로 캐릭터의 운명을 결정지어 놓은 전형과는 엄청난 차이다.
◇앞으로 굴러, 뒤로 굴러, 굴러야 산다=레이더즈의 전투에서 플레이어는 각종 `구르기`를 통해 적의 공격을 회피할 수 있다. 이러한 회피 기술들은 사냥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과의 대결에서도 유용하게 쓰이기 때문에 개인의 컨트롤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척도다.
또 확률로 적의 공격을 방어하는 다른 MMORPG와는 달리, 레이더즈에서는 적의 공격을 직접 컨트롤을 통해 방어할 수 있다. 효율적인 공격과 원활한 방어 및 회피로의 전환이 레이더즈에서 행할 수 있는 최선의 전투다.
착용한 장비의 무게가 캐릭터에게 반영된다는 점도 중요하다. 묵직한 양손 무기를 장비로 할 경우 캐릭터의 이동속도가 현저히 느려진다. 대신 강한 `한방`을 얻게 되므로 공격력에 있어서는 우위를 점하게 된다. 반대로 가벼운 한손 무기와 방패를 소지하면 이동속도에 따른 페널티는 없지만 약한 공격력을 감수해야 한다.
◇독특하지만 낯선 게임=이러한 요소들은 거대 몬스터와 벌이는 레이드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다른 MMORPG의 레이드에서는 탱커가 거대 몬스터의 공격을 버티고 힐러가 탱커를 치유하며, 딜러가 거대 몬스터를 공격하는 방식의 역할 분담을 통해 이뤄졌다.
레이더즈에서는 거대 몬스터가 공격하는 방향에 있는 플레이어가 이를 회피하고, 반대 편에 위치한 아군이 거대 몬스터를 공격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즉, 보다 컨트롤이 강화된 새로운 방식의 레이드다. 처음 접한 유저들은 좀 당황할 수도 있겠다.
이러한 레이더즈의 레이드 자체는 흥미롭지만, 별도의 파티 매칭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아 파티원을 구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건 아쉬운 대목이다.
◇너무 넓은 거야? 느린 거야? 답답함이 문제=1차 비공개 테스트에서 느껴진 레이더즈의 문제점은 답답함이다. 대시나 달리기 등 이동속도를 증가 시킬 수 있는 기능이 없는 것에 비해 레이더즈의 초반부 맵이 너무 넓은 감이 없지 않다.
주요 퀘스트 NPC가 다소 멀리 위치해 있다는 사실도 답답함을 유발하는데 한 몫 한다. 또 퀘스트 수행 방식이나 광물 채취 등의 시스템 등은 `어디선가 한번 본 듯한` 인상을 강하게 남긴다.
너무 높은 게임 사양도 걸림돌이다. 특히 일부 컴퓨터에서 그래픽카드 재설치를 해야 해 초보 게이머에게는 자칫 시작도 못해보고 게임을 접는 장벽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플레이포럼 문영수 기자 mj@playforum.net
레이더즈 평점
게임성:★★★★ 유저의 컨트롤 실력이 뛰어나면 캐릭터도 그만큼 강해진다.
그래픽:★★★ 고사양 PC를 위한 게임. 일반 PC 보유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사운드:★★★ 성우의 연기나 배경음악은 평이한 수준
조작성:★★ 미완의 게임이기 때문일까. 가끔씩 조작이 제대로 안될 때가 있었다.
특이성:★★★ 논타겟팅, 캐릭터 육성을 제외하면 별다를 게 없다
총평: 6.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