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 2차전지 업계에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최근 M&A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업이 2차전지 제조업체보다 소재업체로 이동한 것이 특징이다. 2차전지의 핵심소재인 양극물질과 음극물질 등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켐텍이 음극물질 업체를 인수에 나서기로 하는 등 다수의 국내 대기업들이 양극물질 제조업체 인수에 뛰어들고 있다.
대기업의 인수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곳은 음극물질 업체 K사와 양극물질 업체 D사다.
K사의 경우 이미 포스코켐텍과의 협상이 마무리 단계로 이달 말 또는 내달 초에는 성사될 것이란 소문이 무성하다. D사는 현재 M&A 시장에 공개적으로 이름을 올려놨고, 국내외 여러 기업들이 관심을 표하고 있는 상태다.
D사 관계자는 “현재 기업들과 협상중으로 인수자 이름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국내 2차전지 제조업체와 해외기업 여러 곳과 가격을 놓고 협상 중이며 이르면 9월께 결정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 회사 외에도 여러 소재기업들이 대기업과 외국업체의 구애를 받고 있다”며 “지난해 중소 2차전지 제조업체에 이어 소재기업의 M&A가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외기업들이 중소 2차전지 소재에 관심을 쏟는 데는 2차전지가 전기차와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 때문이다.
지식경제부 발표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는 2015년께 전체 차량의 10%에 이를 만큼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양극물질의 경우 2차전지 소재 원가 비중의 40%로 가장 높은 부문을 차지해 수익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2차전지 소재 전문기업을 인수함으로써 새로운 씨앗이 될 2차전지 사업에서 빠르게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는 게 매력적일 수 있다. 또 소재산업은 대규모 시설투자가 동반되는 사업이어서 대기업의 막강한 자금력이 동반돼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소재기업은 우리나라 기업이 따라올 정도가 되면 가격을 낮춰 시장 진입을 방해해왔다”며 “재원이 탄탄한 대기업이 소재산업에 뛰어들어야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조언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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