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 열기가 예전 같지 않다. 이공학도는 대기업이든 중소벤처기업이든 엔지니어의 길을 가려 하기보다 로스쿨이나 MBA를 기웃거린다. 대학과 연구소 창업도 썰렁하다. 젊은 20·30대의 벤처창업 열기는 시들해지고 퇴직자의 생계형 창업만 늘어났다. 우리 경제가 늙어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999년 20·30대 벤처기업가 비중은 58%로 절반을 넘었으나, 2009년에는 11.9%까지 하락했다. 이에 비해 40대(50.2%)와 50대(32.5%) 창업 비중은 더 높아졌다. 높은 실패율과 위험부담으로 청년 창업이 위축되면서 우리 경제는 갈수록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정부가 기술창업, 지식창업, IT 응용 3대 유망 분야에서 청년 창업자 3만명을 양성하는 `청년 기술 · 지식창업 지원대책`을 마련한 것도 이 때문이다.
청년 창업 열기가 식은 것은 모험과 자유로운 사고의 위축을 의미한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일류 선진국이 되는 것은 미래산업 성장의 근간은 젊은이들의 도전정신과 기업가 정신이 얼마나 활력을 되찾는지에 달렸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 미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갈 청년 창업의 부활은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문제다.
창업 열기를 되살리려면 `한번 실패는 영원한 실패`라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창업의 실패 경험을 소중하게 여기는 분위기는 `기업가 정신` 고취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인 경우가 아니라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고 최선을 다했는데도 실패한 기업가에게 우리 사회는 조금 더 관대해져야 한다. “희망도 없는 곳에 (무모하게) 달려들어 실패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제대로 도전하다가 잘못되는 것은 금융위원회에서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이 구두선(口頭禪)에 그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