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댓글` 바람, 메이저 언론까지

국내 언론사 등에 트위터와 미투데이 등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독자와의 소통을 강화한 `소셜 댓글` 바람이 불고 있다.

인터넷 본인확인제를 우회하기 위해 군소 언론사에 먼저 도입됐다가, 최근에는 메이저 언론까지 도입되는 양상이다.

소셜 댓글이 댓글 건전화, 소통과 공유 확대, 언론사 사이트 트래픽 증대 등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IT전문지 블로터닷넷은 지난달 소셜 댓글을 국내 언론사 가운데 처음으로 도입했다.

블로터닷넷이 도입한 소셜 댓글은 기사 하단에 본인 실명을 거쳐 댓글을 직접 달지 않고, 소셜미디어의 계정을 거쳐 달도록 하는 새로운 개념이다.

예로 기사 아래에 달린 댓글과 같은 공간에 트위터나 미투데이, 페이스북 아이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한 뒤 의견을 쓰면 된다.

그러면 기사에도 댓글 형식으로 붙는데다, 자신의 소셜미디어 게시판에도 해당 기사의 URL과 함께 글이 올라와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할 수 있다.

이는 소셜미디어에 마음에 드는 기사에 대한 짧은 평가를 한 뒤 URL을 붙여 올리는 기존의 수고스러움을 덜 수 있다.

블로터닷넷은 지난 4월1일부터 하루 방문자 10만명을 넘어 본인확인제 대상 사이트로 지정되자, 게시판을 없애고 소셜 댓글을 도입하게 됐다.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꼭 실명 확인 뒤에만 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자체적인 이유와 본인확인제 대상 사이트가 될 경우 보안 등의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이유가 동시에 작용했다.

소셜 댓글 도입 이후 블로터닷넷의 트래픽은 더욱 뛰어올랐다. 트위터 등에 올라온 댓글과 URL을 통해 기사에 대한 가독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성과를 넘어 방식 자체에 대해 IT전문가와 누리꾼 등으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같이 소셜 댓글과 같은 시스템이 기사의 가독성 등에 높게 기여해 새로운 대안 트랜드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이미 미국 등에서 검증돼 확산 일로에 있다.

지난해 9월께 미국의 정치전문 사이트인 허핑턴포스트의 트래픽이 전통을 자랑하던 워싱턴포스트을 제친 주요 요인도 소셜미디어를 활용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허핑턴포스트의 시스템은 갓 태동한 국내 방식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새로운 댓글 문화를 창출했다.

국내에서 블로터닷넷으로 시작한 소셜 댓글 흐름은 메이저 신문에도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하는 추세다. 한 경제신문이 이날부터 소셜댓글을 시작했고, 메이저 신문 한 곳도 시스템 적용을 준비 중이다.

정부기관 및 자치단체 등 관공서도 소셜 댓글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이미 기획재정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 블로그 등은 소셜 댓글을 적용한 상황이다.

굿네이버스와 아름다운재단, UN파운데이션 등 비영리 단체도 이미 소셜 댓글을 도입했다.

한 언론사 관계자는 "소셜 댓글은 언론사 사이트와 소셜미디어와의 연동을 통해 댓글 필터링을 하면서 트래픽 유입 창구를 다양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좋은 기사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더 많이 유통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도 "사실상 자발적 본인확인제 성격이 강한 소셜미디어의 개인 계정으로 댓글 내용과 URL이 올라오는 만큼 개개인이 본인확인제 아래 올리는 기존 댓글보다 더욱 책임감 있는 댓글을 올려 댓글 문화의 건전화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소셜 댓글의 바람은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 소셜 댓글이 본인확인제에 적합한가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해석이다. 법률적으로는 본인확인제 위반 요소도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방통위의 판단에 따라 현재 이뤄지는 소셜 댓글 방식에 대한 기술적 변형이나 철회 등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본인확인제 위반 여부에 대해 기술적으로 검토했다"면서 "법무법인에 소셜 댓글의 본인확인제 위반 문제를 의뢰해 의견을 기다리는 상황으로, 소셜 댓글의 도입이 급격히 이뤄지고 있는 만큼 가능한 한 빨리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