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펜`으로 잘 알려진 교원이 전자책 사업에 뛰어들었다. 단순히 텍스트를 온라인으로 바꾸는 형태가 아닌 직접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개발했다. 동영상 콘텐츠는 애플에서 내놓은 태블릿 제품 `아이패드`를 겨냥했다. 신사업을 총괄하는 한진웅 상무(40 · 교육연구본부장)는 최근 아이패드에서 인기몰이에 성공한 `토이 스토리` 이상이라고 장담했다.
“아이패드가 국내에서 나오면 출판 시장은 재편이 불가피합니다. 나이든 세대는 호기심 수준이겠지만 이미 온라인 환경에 익숙한 10대와 20대는 다릅니다. 이들에게 모바일 기기와 멀티미디어 콘텐츠는 자연스런 생활의 일부입니다. 결국 미래에는 새로운 미디어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가 출판업체의 경쟁력으로 떠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한 본부장은 앞서 한 달여 동안 직접 아이패드를 사용해 봤다. 이어 내린 결론이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 제품이 문자 그대로 `리딩 혁명`을 앞당긴다고 확신한 것이다. “한 마디로 `올인원` 단말기입니다. 개인적으로 모든 업무를 단말기 하나로 처리할 정도로 멀티 기능이 강점입니다. 편리할 뿐 더러 동영상까지 완벽하게 지원해 출판업계에도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합니다.”
교원이 전자책 사업을 위해 가장 궁합이 맞는 단말기로 태블릿 제품을 꼽은 데도 이 때문이다. 웅진씽크빅 · 대원 · 예림당 등 쟁쟁한 출판업체가 전자책 사업에 앞다퉈 깃발을 꽂을 때 다소 소극적으로 비췄던 배경도 여기에 있다. 다른 출판업체와 달리 전자책용 텍스트 콘텐츠를 거치지 않고 바로 동영상으로 직행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한 본부장은 “단말기가 뛰어난 점도 있지만 교원이 가진 콘텐츠는 오히려 동영상이 적합하다” 며 “콘텐츠 특성상 동영상으로 제작했을 때 훨씬 교육 효과도 높을 뿐 더러 시너지가 난다”고 설명했다.
교원 그룹에서 교원은 학습지와 전집이 주력이다. 학습지 빨간펜과 전집 `교원 올 스토리(ALL STORY)`, 중등 온라인 학습사이트 `교원 하이퍼센트`, 과학잡지 `과학소년`과 논술잡지 `논술 위즈키즈` 등의 풍부한 교육 콘텐츠가 강점이다. 멀티 콘텐츠의 기초 자료가 될 전집류만 놓고 보면 40권을 기준으로 50개 전집을 가지고 있다. 단행본으로 따지면 2000권 분량이다. 매출 규모는 3600억 원대로 그룹에서 30%가량을 차지한다.
한 본부장은 교원 출판의 연구개발 분야를 교원의 교육연구본부를 맡고 있다. 연구본부는 학습 개발 · 아동 도서 · 유아 도서 · 매거진 · 상품 전략 등 5개 팀으로 구성돼 있으며 최근 멀티미디어 북을 포함한 새로운 사업을 위해 막바지 점검에 두 팔을 걷어붙인 상태다. 교원그룹은 전자책 사업을 포함해 2015년 신사업에서만 7000억 원 매출을 목표하고 있다.
한 본부장은 삼일회계법인, 게임업체 액슬론을 거쳐 교원에 합류했으며 지금은 교원에서 주로 신사업에 관여하고 있다. 컨설팅 업무로 인연을 맺은 후 2년 전 아예 비전을 보고 조인해 교원에서 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 본부장은 “전자책 사업을 위해 이미 5년 전 저작권 관련 협상을 매듭지었다”며 “사업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친 이상 모바일 기반의 새로운 출판 시장에서 교원의 브랜드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