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문화의 핵심 키워드이자 `通`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는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휴대폰에 대한 개념과 이용 패턴은 확연히 달라졌다.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단말기를 구매하려는 예약자 수가 20만명을 웃돌고, 트위터 등의 실시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프로그램 이용이 확산되면서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커뮤니티 문화가 형성되는 것만 봐도 그렇다. 기업은 직원들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해 모바일 오피스 구현을 추진하고, 정부 역시 스마트 워크 활성화 정책을 발표하는 등 사회 곳곳에서 스마트 업무 환경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마트폰 인기로 가장 바빠진 이들은 통신사업자다. 통신사업자들은 휴대폰,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IPTV 등을 하나로 묶는 결합 서비스와 폭넓은 선택 요금제를 내놓고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용자들은 유용한 기능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눈뜨면서 더 많은 경험을 원하고 있다. 동시에 멀티미디어 애플리케이션과 라이브 스트리밍과 같은 고품질 서비스에 대한 요구와 기대 수준도 높아졌다. 통신사업자가 특별히 신경써야 할 또 한가지 중요한 과제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현재 3G 네트워크에서의 효율적인 데이터 트래픽 수용, 그리고 더 나아가 4G로의 네트워크 진화가 바로 그것이다.
ABI리서치는 향후 5년간 전 세계 무선데이터 트래픽이 현재의 30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 트래픽 수요 증가에 대비해 통신사업자는 LTE 조기 상용화, 와이파이나 펨토셀 등을 활용한 커버리지 확장, 안정성 및 이동성 보장 등 각자의 네트워크 상황에 맞춘 투자와 전략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네트워크 솔루션 업계 입장에서는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통신사업자의 기술 파트너 역할을 하는 네트워크 솔루션 회사들이 해야 하는 고민의 종류와 깊이는 이전과 같지 않다. 통신사업자의 수익 모델 발굴은 더 이상 통신사업자만의 고민거리가 아니다. 최근 통신사업자의 수익 모델 중심축은 음성에서 데이터 서비스로 옮겨가는 추세다. 스마트폰 시대 이후 통신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네트워크 솔루션 회사의 새로운 역할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도록 오픈 플랫폼을 구축하고, 통신사업자, 네트워크 솔루션 회사, 콘텐츠 제공업체,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단말기 제조업체들의 상생 비즈니스 모델 구현에 필요한 기술 측면의 분석과 문제점 도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알카텔-루슨트 주축의 각 분야 전문 회사들로 결성되어 개방형 LTE 에코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NG-Connect 프로그램 역시 이러한 움직임과 맥락을 같이 한다.
잘 갖춰진 인프라, 앞선 서비스, 첨단 단말기, 국민들의 얼리어답터 특징을 기반으로 세계 IT 시장에서 위상을 떨쳤던 한국의 활약이 지난 몇 년간은 주춤했다. 이제는 잠시 놓았던 페달을 다시 세차게 밟아야 할 때다. 새로운 기술로 밑그림 그려지는 네트워크, 강화된 스마트폰 라인업, 특히 경쟁력 있는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에코 시스템 구축으로 모바일 시대의 블루오션을 개척해야 한다. 아울러 변화된 통신 시장 패러다임 속에서 선순환 고리를 형성하는 각계의 조화로운 협력과 발빠른 노력이 이뤄진다면 한국이 통신강국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원열 한국알카텔-루슨트 사장 won.shin@alcatel-lucen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