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인터넷 홍보에 정부는 호들갑인 반면 네티즌은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최근 북한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동원해 홍보를 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실효성 없는 차단 일변도로 나서는 반면, 국내외 네티즌은 오히려 설득력 없는 북한 측의 홍보를 비웃었다.
북한은 지난 달 유튜브에 계정을 열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북한체제를 찬양하는 내용의 선전 동영상을 올렸다. 지난 12일에는 대남 비방이 담긴 내용의 트위터 계정 `우리민족끼리`를 개설했다. 이어 19일 페이스북 계정도 개설해 유튜브에 올렸던 체제선전 동영상 100여건을 올리며 대남비방을 이어갔다.
국내외 네티즌들은 정부의 단속활동과 상관없이 북측의 소셜미디어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처럼 즐기는 양상을 보였다. 북한 페이스북에 댓글을 남긴 한 미국 네티즌은 “김정일은 농장경영게임 팜빌을 해볼 필요가 있다”며 “팜빌을 하다보면 당신의 인민들을 먹여 살릴 묘수가 떠오를 수도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한국의 한 네티즌은 북한 페이스북 게시물에 `좋아합니다` 표시를 한 뒤 자신의 계정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네티즌은 프로필 사진에 김정일 사진을 걸어놓고 자신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트위터의 한 이용자는 “정부에서 막았다고 했는데 내 타임라인에는 (북측의 트위터 글이) 잘만 올라온다”며 “트위터는 무정부지대인갚라며 우려 섞인 평을 남기기도 했다.
미국 내 북한전문가인 마이클 브린은 20일 미국 일간지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를 통해 “한국 정부는 한국민을 믿지 못하나”라며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시민들이 독재 체제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허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의 페이스북 계정은 개설한 지 약 3일만에 페이스북 본사에 의해 폐쇄됐다. 폐쇄 직후 북한은 또 다른 계정을 개설했지만 이 역시 차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컴퓨터 잡지 `피시월드`는 페이스북 대변인의 말을 인용, “그 의문의 페이지(북한 페이스북 계정)가 우리 회사의 약관을 위배했기 때문에 삭제했다”고 보도했지만, 구체적인 위배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