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TV프로그램 빌려볼 수 있는 새 셋톱박스 출시

인기 TV프로그램을 빌려서 볼 수 있는 애플의 차세대 `애플TV` 셋톱박스가 다음달 공개될 전망이다. 애플의 TV 전략이 구체화되면서 넷플릭스 · 훌루 등 콘텐츠 업계와 지상파 · 케이블방송사들을 비롯한 방송업계 전반에 큰 파란이 예상된다.

블룸버그 ·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24일(현지시각) 애플이 다음달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언론사 대상 행사에서 새로운 애플TV와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애플은 셋톱박스 신제품을 99달러(약 11만8400원)의 가격에 책정해 소개한다. 3년전 버전에 비해 더 작은 용량의 하드드라이브를 채택했고 아이튠스를 통해 콘텐츠를 스트리밍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난 2007년 출시된 기존 애플TV는 판매가 저조해 사실상 실패작으로 기록된 바 있다.

애플은 콘텐츠 수급 계획도 발표할 계획이다. TV 프로그램을 제한된 기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렌털` 방식을 취할 것이란 예상이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애플 관계자들을 인용해 “애플은 아이튠스 이용자들이 99센트(약 1184원)에 TV프로그램을 빌려볼 수 있도록 뉴스코프와 협상 중”이라며 “비슷한 방식으로 다른 미디어 기업들과도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시청자들은 뉴스코프 소유 방송사인 폭스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48시간동안 렌트할 수 있다. 방송된 지 24시간 내에 공급되며 광고는 붙지 않는다. 폭스 및 ABC와의 협상은 타결 단계이고 CBS와 NBC와의 협의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TV전략을 가동하면서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아이튠스를 음악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의 최대 소매점으로 만들 것”이라며 “애플은 자체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를 제공하는 넷플릭스 · 아마존닷컴 · 훌루 등을 위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케이블과 지상파 방송국에도 위협적이다. 케이블방송사들은 가입자를 잃을 수밖에 없고 폭스 · NBC · CBS · ABC 4대 지상파 방송사들은 연간 2억5000만달러(약 2990억원)에 이르는 재전송 수입에 타격을 받게 된다. 애플이 다음달 TV 전략을 발표할 것이란 내용에 대해 애플 측은 응답을 거부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