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의 이란 제재 여파로 타격을 입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긴급 수혈에 나섰다. 중기 창업 및 진흥 기금, 패스트 트랙(Fast-Track) 등 각종 정책 자금을 활용해 유동성 지원을 시작한 것이다. 피해가 확인된 기업중 회생가능성을 따져 대출금의 원금상환을 유예하거나 저리 대출, 대출에 보증을 서는 등 다각도의 방안을 마련했다. 때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교역 피해로 백척간두에 섰던 중기로서는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는 여기에 머물지 말고 이번 사태가 일어나게 된 근원적 이유와 처리 과정을 되짚어 반성할 부분은 반성해야한다.
우선 중기로서는 미국이 이란 제재에 나설 것인지, 또 우리나라에 아이혼 대북 · 이란 제재조정관까지 보내 제재 동참을 적극 요구할 것인지 국제적인 외교 관계를 미리 예측하거나 사전 정보를 알기가 상당히 어렵다. 다만 그들은 1977년 서울과 이란이 자매결연을 맺은 후 강남에 테헤란로를, 테헤란에 서울로를 만들고 한류의 열풍을 공감하는 양국간 우호적 분위기에서 꾸준히 교역량을 늘리고 묵묵히 수출 전사로서의 역할을 다해왔을 뿐이다.
이번 이란 제재 사태가 심각한 것은 교역기업의 80%가 대부분 규모가 100만달러 미만인 중소 수출업체라는 점이다. 적성국을 교역국으로 바꿔 손수 수십년간 피땀으로 개척해온 수출 활로다. 한번 파괴되면 좀처럼 회복하기도 어렵고, 아직 대응력도 약해 부지불식간에 회사의 문을 닫고 임직원들이 실업자로 내몰릴 수도 있다.
외교는 항상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가정하고 준비해야하는 길고긴 여정이다. 늘 동지일 수도, 적일 수도 없는 게 국제관계라면 국민 경제와 기업들에 미칠 영향을 검토해 다각도의 보완장치를 마련해둬야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서 막 벗어난 우리 경제가 외교적인 미숙함으로 또다시 위기를 겪게 된다면 그 누구도 책임에서 자유롭기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