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생겜사] 와일드플래닛

[겜생겜사] 와일드플래닛

`와일드플래닛`은 액토즈소프트가 4년여 동안 100억여원을 들인 대형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으로 하반기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힌다. 개발 기간과 제작비도 화제가 됐지만 게임의 참신성이 더 돋보인다. 지난 22일 2차 무제한 오픈테스트를 마무리했다. 논타기팅 방식의 건액션 MMORPG라는 새로운 장르를 내 건 와일드플래닛이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새롭고, 새롭고, 또 새롭다=이 게임의 세계관에서는 스팀펑크(steampunk)와 사이버펑크(cyberpunk)의 향기가 동시에 묻어난다. 산업혁명시대 분위기의 배경과 탈 것, 아날로그적인 무기, 우주함선, 첨단기술을 동원한 기계신체 등이 잘 어우러졌다. 마치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와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가 섞인 느낌이다. 이전에도 스팀펑크나 사이버펑크를 표방한 게임들이 있었지만 흉내내기에 그쳤을 뿐, 이 게임만큼 구현한 적은 없었다. 여기에 펑크 스타일의 BGM은 생소하지만 게임에 제법 어울린다.

3인칭 슈팅(TPS)게임의 논타기팅 방식을 채택한 것도 신선하다. 자신의 컨트롤 여하에 따라 상대방이 쏘는 총알을 피할 수 있지만 상대방도 내 총알을 호락호락 맞아주지 않는다. 다른 사람과의 대결뿐 아니라 사냥에서도 TPS게임 특유의 박진감과 긴장감이 살아 있다. TPS게임의 필수 덕목인 타격감도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반면 한두 번 교전에 비명횡사하지 않기 때문에 MMORPG식 대결의 맛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이밖에 탑승한 채로 공격할 수 있는 탈 것, 전략적인 대규모전쟁, 체력과 마나의 빠른 회복 등 기존 게임에서 볼 수 없었던 참신한 시스템이 대거 준비되어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와일드플래닛을 처음 접한 유저들 다수가 `캐릭터가 대중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사실 국내 유저들의 일반적인 감성에 비추어보면 이 게임의 캐릭터들은 예쁘지 않다. 내실이 탄탄해도 첫인상이 나쁘면 신규 유저들의 눈길을 끌기 어려운 법이다.

또 초반에는 참신한 시스템에 감탄하지만 한두 시간이 흐르면 단조로운 슈팅방식에 지루함을 느낄 여지가 있다. 전직이 가능한 15레벨까지 쓸 수 있는 스킬은 몇 종으로 제한되며 총싸움 위주라 직업 간 차별점이 불분명하다. 15레벨까지 버틸 끈기가 있는 유저만이 와일드플래닛의 진수를 허락받는 셈이다.

성장하면서 더 높은 레벨의 사냥터를 떠나도록 디자인된 기존 게임과는 달리 레벨의 차이가 심한 유저들이 같은 맵에서 자주 마주치는 것도 문제다. 이 때문에 반복해서 학살당하는 낮은 레벨 유저들이 결국 게임에서 중도하차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게임=참신함으로 무장한 와일드플래닛은 올해 출시했거나 준비 중인 MMORPG 중 단연 돋보인다. 게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재미도 나무랄 데가 없다. 하지만 주류에서 벗어난 캐릭터 디자인, 초반의 지루함, 높은 진입장벽으로 일부 마니아들만 열광하는 게임으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

마니아 게임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보다 대중적인 요소로 폭넓은 유저 층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것이 치열한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며 와일드플래닛을 아끼는 팬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다.

플레이포럼 서동민 기자 chino@playfor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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