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중소기업 기술혁신의 저력

인간의 생활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는 에너지는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촉발된 산업혁명과 에디슨의 전구 발명으로 시작된 전력의 활용 이래, 지구촌 인류의 삶과 문화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원동력이 돼 왔다. 화석연료로 대표되는 석유와 화력 ·수력 ·원자력을 활용한 전기 에너지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현대문명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온 에너지산업은 규모의 경제를 요구하는 특성으로 인해 공기업이나 대기업들의 주도로 발전해왔다. 엑슨모빌, 로열더치셸, BP 등 글로벌 석유회사들과 GE, 지멘스, ABB 등 글로벌 에너지설비기업이 세계 에너지산업을 이끌어 온 대기업들이며, 국내 에너지산업 또한 SK에너지, 에쓰오일, GS칼텍스, 한국전력공사와 발전자회사들을 비롯한 대기업, 공기업을 중심으로 움직여왔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지구온난화와 화석연료 고갈의 문제가 전 세계적 이슈로 대두되면서 에너지를 둘러싼 산업 지도도 변화하고 있다. 이제 세계는 에너지의 생산에서는 태양광, 풍력 등 온실가스를 내지 않는 신재생에너지 기술의 개발과 도입에 주목하는 동시에 에너지 절약과 소비효율 향상에도 집중하고 있다.

에너지 자원을 100% 수입에 의존해온 까닭에 우리 국민들에게 늘 익숙했던 `에너지절약`의 구호는 에너지 부국 미국을 포함한 지구촌 모든 나라의 주요 관심사가 되었다. 세계 산업계의 이 같은 추세는 특히 우리나라 기업들에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한 예로, 높은 유가 때문에 연비향상에 집중해온 우리 자동차기업들은 이제 글로벌 시장의 신흥 강자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들에게 부품을 공급해온 중소기업들도 함께 성장의 기회를 맞고 있다.

이제 에너지산업은 더 이상 대기업들만의 영역이 아니며, 각 영역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거나 효율을 높여주는 에너지 기술혁신은 제품이나 서비스는 물론이고 부품 소재 영역에서도 엄청난 시장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다수의 유망 중소기업들은 저마다 에너지를 비롯한 미래 신성장분야의 기술혁신을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며 의미 있는 성과들을 올리고 있다.

태양광전지 전문기업 미리넷솔라의 경우 2005년 설립 이후 채 5년이 안 됐지만 적극적인 기술개발과 설비투자, 과감한 글로벌 마케팅을 통해 스페인을 중심으로 세계시장 개척에 성공하며 글로벌 태양광전지업계에서 명성을 높여가고 있다. 또 자동차용 필터부품 전문회사 세원은 세계 최초로 초대형 고난도 오일필터 모듈 개발에 성공, 상당한 수입 대체효과를 내며 고성장가도를 달리고 있고, 식기세척기 전문 중소기업 피닉스는 자체개발한 폐열회수장치를 활용해 폐수의 열을 재활용, 에너지효율을 높인 식기세척기를 공급,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우리 중소기업들의 이 같은 우수한 혁신기술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이 오는 9월 1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막을 올리게 된다. 3일간의 전시회를 통해 녹색성장 ·융복합기술 기업군인 중소기업관, 중소기업과 대학 및 연구기관의 기술개발 집합체인 산학연관, 해외기업관, 혁신기획관 등 분야별 전시관을 설치하여 다양한 신제품 신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보다 많은 국민이 기술혁신 중소기업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으로 행사장을 찾아 관람하고 격려해준다면, 우리 중소기업이 미래 신성장 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주도하며 국가경제의 성장엔진 역할을 해내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김태일 중소기업청 기술혁신국장 tikim200@smba.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