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게임이 세상을 보다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의문에 대해 `그럴 수 있다`는 믿음이 확산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게임의 힘을 통해 긍정적 영향을 강화하기 위해 `Games for Change`와 같은 국제 비영리기관이 출범하는가 하면 새로운 게임강국으로 부상한 한국에서 `경기 기능성게임 페스티벌`과 같은 글로벌 행사가 개최되는 것이 그 상징적인 예라 할 수 있다.
게임은 그 특성상 청중을 참여하게끔 만들고 이용자들로 하여금 단순히 정보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대신 적극적으로 몰입(lean forward)하게 한다. 게임을 생각할 때 짚어 보아야 할 것은 그것이 아직 의미 있는 목적을 위해 널리 활용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를 이야기하거나, 교육적인 내용을 담거나 혹은 우리가 세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좋은 통로가 될 수 있는데도 말이다.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매체를 잘 활용한 전례는 많다. 앨 고어는 영화의 힘을 빌려 `불편한 진실`을 알렸고, 밥 딜런은 음악의 선율로 공민권을 주장했으며 아트 슈피겔만은 만화를 통해 아우슈비츠를 이야기했듯이 대중성과 기술적 우수성을 갖춘 게임 또한 보다 나은 세상으로의 변화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
더욱 구체적인 사례도 있다. 아프리카에서의 식량 보급에 대해서 유엔이 만든 교육 게임인 푸드 포스는 이미 19개의 서로 다른 언어로 사용자가 1000만명에 달한다. 다르푸르 분쟁위기를 배경으로 한 죽어가는 다르푸르 게임은 사용자가 수백만에 이르렀고 그 가운데 5만여명이 의회에 탄원서를 보내거나 기타 다른 형태로 위기 해결을 촉구하는 데 참여했다. 중동 분쟁을 소재로 한 피스메이커는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 학생 수천명이 참여하는 워크숍에 3년 연속 활용되고 있다.
이 같은 긍정적이고 구체적인 방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되풀이되는 문제가 있다.
첫째, 기능성 게임의 성공을 어떻게 측정하며, 이들이 진정 효과적인 교육도구인지 어떻게 구별할 것인가. 둘째, 이들 가운데 많은 게임들은 왜 상업적 게임들보다 `지루`하거나 덜 재미있는가. 이러한 의구심에 대해 당장 답을 해야만 한다면 `기능성게임은 이제 갓 세상에 나온 것이니 약간의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해야할 것 같다.
성공적 기능성게임 판단과 관련해서는 측정 및 평가와 관련된 데이터가 점점 축적되어 가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다. 기능성 게임의 `재미`와 관련해서는 우리의 창의력과 시간의 능력에 해결의 실마리가 있다. 교육적 내용을 게임의 훌륭한 속성들과 융합하여 `교훈`과 `재미` 사이에 올바른 균형을 이루기 위해 아직 연구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뜻이다.
`기능성게임`이라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놀라운 가능성에 대해 관심과 시간을 갖고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게임을 통해 스스로를 표현하고 전 세계의 어린이들에게 수학, 과학, 사회적 문제, 역사 및 예술에 대해 교육할 양방향 수단을 밝혀가기 위한 여정의 초로에 서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경기 기능성게임 페스티벌`이 가슴 속 깊은 곳을 들여다보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하여 새로운 창조를 위한 도전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아시 버락 Games for Change 공동대표 asiburak@GamesforChang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