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박준하 씨(25)는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스마트족`이다. 최신 뉴스와 취업 정보를 검색하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 서비스도 틈틈이 이용한다. 얼마 전 박씨의 애플리케이션(앱) 목록에는 최근 자신이 다니는 `서강대 앱`이 추가됐다.
학교 앱을 띄우고 도서관 열람실 배치표를 검색하자 주인이 있는 좌석은 붉게, 빈 좌석은 검게 표시된다.
박씨는 "스마트폰으로 도서관 열람실 자리 현황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빈자리를 찾아 헤매는 수고를 덜 수 있다"며 "도서관 책 대출 정보는 물론 구내식당 메뉴, 학교 주요 연락처 등을 바로 검색할 수 있어 학교 생활이 한결 편해졌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가을학기가 시작된 서울시내 대학 캠퍼스. 곳곳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강의시간표를 확인하거나 점심식사 식단을 알아보며 길을 걷는 대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300만 가입자를 돌파한 스마트폰 열풍은 캠퍼스 라이프스타일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대학생들이 모교 관련 앱을 잇따라 만들어 내면서 `스마트`한 대학생활을 누리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아이폰 열풍을 타고 시작된 `캠퍼스 앱` 붐은 최근 안드로이드폰 계열 앱들이 쏟아지면서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건국대 등 서울시내 대다수 대학에 전용 앱이 개발돼 학내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대학 앱들은 GPS 기능을 활용한 학교 주변 지역 검색을 비롯해 열람실 자리 현황, 도서 검색, 학사일정, 개설 과목 정보 등을 제공한다. 학교 주요 공지사항과 정보 공유 게시판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일부 앱은 당일 식당 메뉴와 가격 정보, 셔틀버스 노선과 버스 시간표 등의 콘텐츠를 추가,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전달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 26일 연세대의 아이폰ㆍ안드로이드폰용 앱인 `연세 앱(YonseiApp)`은 누적 다운로드 횟수 4000건을 돌파했다. 연세대의 한 해 신입생 수와 맞먹는다. 학생들 사이에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면서 이 앱은 8월 한 달 사이에만 2000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 앱의 `한 줄 게시판`은 사용자들이 실시간으로 질문을 올리고 이에 댓글이 달리는 등 `소통의 공간`으로서도 한몫을 톡톡히 한다. 연세대는 아예 대학 차원에서 외국인을 위한 영어 앱을 제작하는 등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대학들도 학생의 자발적인 앱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대학 앱이 학교를 알리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 재학생이 아니더라도 이를 다운받아 쓸 수 있다는 개방성 덕분에 앱은 학교 홍보의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세대 관계자는 " `연세 앱`은 학생들에게 유익한 소식을 제공하고, 연세대를 알고 싶어하는 일반인들에게 학교를 홍보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며 "앞으로 수강신청이나 리포트 제출도 앱을 통해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지난 3월 다른 대학보다 앞서 앱을 제작한 한양대는 개발자와 학교가 협력해 학생들 욕구를 충족시킨 사례다. 안병직 씨(미디어통신공학과 4학년)는 미국 MIT대 앱을 보고 영감을 얻어 앱 개발에 나섰다. 5월에 교내에서 주최한 `교내 앱 경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안씨는 학교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받게 됐다. 직접 동아리를 만들어 자신이 학교를 졸업하더라도 앱을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대학 산학협력단에서는 안씨에게 사무실과 컴퓨터를 지원했다.
[매일경제 고승연 기자/박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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