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카드 양대산맥 ATI, `역사 속으로~`

그래픽 카드 양대산맥이었던 ATI가 25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블룸버그는 AMD가 ATI의 브랜드 통합작업을 완료했으며 오는 하반기부터 AMD가 출시하는 그래픽 제품에서는 ATI 로고를 볼 수 없게 됐다고 1일 보도했다. AMD가 ATI를 인수합병한지 4년만이다.

AMD는 올 4분기 이후 발표하는 신제품부터 AMD 브랜드를 적용할 계획이다. `라데온`, `파이어프로` 등 서브 브랜드는 그대로 유지된다.

ATI의 그래픽 관련 기술도 순차적으로 AMD 브랜드로 바뀐다. 현재 시장에서 판매 중인 ATI 브랜드가 붙은 제품들은 단종할 때까지 판매할 계획이다.

AMD의 ATI 브랜드 통합작업은 4년 전 양사 합병 당시부터 예견됐다. 1985년 설립된 ATI는 엔비디아와 함께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 이름이 높았다. 때문에 AMD는 ATI의 명성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브랜드 통합 시기만 엿보고 있었다.

AMD는 “그래픽카드 점유율에서 엔비디아를 꺾고 50%가 넘은 지금이 AMD 그래픽 카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시기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최근 불고 있는 CPU와 GPU 통합 기술 트렌드도 이번 브랜드 통합에 영향을 미쳤다. AMD는 내년 초 CPU와 GPU 기능을 하나로 합친 그래픽 통합 프로세서(APU) `퓨전`을 출시할 계획이라 브랜드 통합을 미룰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AMD는 이번 브랜드 통합 및 APU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해 CPU회사 이미지에서 `플랫폼 회사`로 이미지를 쇄신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전문가들은 이번 브랜드 통합 작업이 별다른 무리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래픽 카드의 대명사로 ATI가 25년간 시장에서 자리매김 했지만 최근 프로세서의 트렌드가 통합 플랫폼으로 가고 있어 AMD 브랜드가 붙어도 소비자들이 크게 낯설어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유다. 또한 거대 협력사인 애플 아이맥에 하반기부터 AMD 그래픽카드가 들어갈 예정이라 자연스럽게 통합브랜드를 알릴 기회도 있다.

AMD는 “앞으로 별도 그래픽 판매보다는 통합 프로세서에 중점을 두게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자체 조사 결과 소비자나 협력사 등이 느끼는 브랜드 통합 거부감은 거의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