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1년 8월 30일, 영국 물리학자 어니스트 러더퍼드가 출생했다.
19세기 말 뢴트겐이 X선이라는 새로운 종류의 광선을 발견하고 이어 베크렐이 원자핵을 방출하는 자연방사선을 발견하면서 핵과학은 새로운 학문분야로 자리잡았다. 특히 방사선이 주요 관심분야로 부상하면서 많은 과학자들이 연구에 뛰어들었다. 러더퍼드는 그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 `핵물리학의 아버지`로 추앙받는다.
뉴질랜드의 넬슨 지방 부근에서 태어난 러더퍼드는 크리스트처치의 캔터베리 칼리지에 장학생으로 입학해 수학과 물리학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1892년 학사를, 그리고 이듬해에는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뉴질랜드 시절 러더퍼드는 독일의 과학자 헤르츠가 발견한 전자기파를 탐지하는 데 성공하는 등 실험 물리학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1895년 러더퍼드는 런던 국제 박람회 장학생으로 영국으로 유학 간다. 유학 전 감자농사를 짓던 그는 어렵사리 결정된 장학생 선정 소식을 듣고 “이것이 내가 캐는 마지막 감자!”라고 외쳤다고 한다. 영국으로 건너 온 러더퍼드는 케임브리지 대학의 캐번디시 연구소에서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스승이자 당대 최고의 물리학자인한 J.J.톰슨을 만난다. 그 해 12월 뢴트겐이 X선을 발견하자 러더퍼드는 톰슨과 함께 이 광선이 `하전입자`를 발생시키는 것을 발견하고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이듬해 베크렐이 우라늄 방사선을 발견하자 러더퍼드는 곧 이 우라늄 방사선도 공기를 이온화시키는 것을 알아냈다.
1902년 초 러더퍼드와 프레드릭 소디는 원소가 방사선을 방출하면서 새로운 원소로 변환한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이는 당시 물리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켜 핵의 전하량은 같지만 원자량이 다른 `동위원소`를 규명하는 계기가 됐다. 또 그는 1908년 한스 가이거와 함께 전기적 방법과 황화아연 결정을 이용한 섬광계수법을 각각 고안했다. 이 해 러더퍼드는 원소의 분열에 관한 연구로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오늘날 물리학에서 사용하는 방사선 물질 붕괴 속도의 단위인 `rd(러더퍼드)`는 그의 이름에서 땄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