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왈 마르완이라는 여자가 죽었다. 그녀는 자신의 쌍둥이에게 유언을 남겼다. 딸인 잔느에게는 전쟁에서 죽은 줄로 알았던 아버지를, 아들인 시몬에게는 나왈이 낳은 또다른 남자아이를 찾아 편지를 전해달라고. 나왈은 부자를 찾기전에는 자신의 묘비명에 이름도 새기지 말라고 한다. 수학과 조교였던 잔느는 나왈의 유언에 따라 아버지와 다른 형제를 찾아 나서지만 시몬은 거부한다. 나중에 합세한 시몬이 아버지와 형의 정체를 알고 묻는다. “잔느 1+1=2야. 1+1=1이 될 수 없어. 1+1=1이 될 수 있을까.”
1+1은 당연히 2다. 2011년에 우리나라에서 개봉한 영화 `그을린 사랑(Incendies)`에 등장한 시몬이 질문한다고 하더라도 이 명제는 거짓이 될 수 없다. 1+1=1이란 공식은 왜 틀린 것일까.
당연한 사실에 의문을 제기한 사람도 있었다. 발명왕 에디슨이 학창 시절에 `1+1=1`이라고 주장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당황한 선생님이 에디슨을 퇴학처분 하려했다고 하니, 상식을 깨트리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에디슨은 “찰흙 한덩이(1)에 찰흙 한덩이(1)를 더하면 여전히 찰흙한덩이(1)니까 1+1=1 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에디슨의 논리에는 오류가 존재한다. 단위의 부정확성이다. `덩이`란 것은 사람이 눈으로 보았을 때 애매모호하게 만든 단위다. 무게(g)나 부피(㎤) 등 명료한 단위로 찰흙을 더했더라면 `1+1=1`은 성립할 수 없다.
1+1=1임을 증명하려고 시도한 것은 어린 에디슨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엉뚱한 사람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1+1=1임을 주장했다. 유명한 방법 가운데 이런 방식으로 잘못된 공식을 참으로 만든 경우도 있다.
“x와 y가 같다고 할 때, x²=xy다. x²-y²=xy-y²이 될 수 있으니 이차방정식 전개를 통해 (x+y)(x-y)=y(x-y)가 된다. 양변을 (x-y)로 나누면 x+y=y가 성립한다. x=y이므로 x+y=y는 y+y=y로 바꿀 수 있다. 2y=y에서 양변을 y로 나누면 2=1이 된다. 곧 1+1=1이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이는 수학적 오류가 있다. 약속을 처음부터 어긴 것이다. 덧셈의 본질을 통해 1+1=2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밝혀낸 사람이 이탈리아 수학자 주세페 페아노다. 1+1=2이라는 점을 수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사용된 페아노 공리계는 덧셈이 무엇인지 자연수가 어떤 약속체계를 가지고 있는지 알려준다. 이 공리 체계는 다음과 같다.
“1은 자연수다. 어떤수 N이 자연수면 그 다음수(N′)는 자연수다. 그래서 N′=1인 자연수는 없다. M과 N이 다르면 그 다음수인 M′와 N′도 다르다. 1이 한 집합에 성립되고 모든 어떤수에 대해 N′도 그 집합에 성립하면 그 집합은 자연수 집합을 포함한다.”
페아노 공리계가 어려워도 다음 식을 보면 1+1=1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N+1=N′` 즉 1+1=1′가 되는 셈이다. 우리는 수학에서 1′=2라고 사용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1+1=2가 될 수밖에 없다. 결국은 약속이다.
그런데 `그을린 사랑`에서 시몬은 왜 1+1=1이 될 수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했을까. 원작에는 없지만 영화가 개봉하고 꼭 1년 뒤 2012년, 연극 `그을린 사랑`에서 잔느는 대답한다. 그녀는 “수학에는 이상한 가정이 있어. 어떤 수든 그게 짝수면 2로 나누고, 홀수면 거기에 3을 곱한 다음 1을 더해. 그래서 나온 수로 계속 반복하는거지. 이 가정에 따르면 어떤 수로 시작하든 항상 결과는 1이 된다는 거야.”라며 1+1=1이 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방식은 독일의 수학자 로타르 콜라츠가 제기한 `우박수`다. `3n+1 문제` `콜라츠 추측`이라고 불리는 이 가정은 수가 더해지거나 나눠지면서 어느 순간에 계속 줄어들어 결국 1이 된다는 것이다. 우박이 구름 속을 오르내리면서 커지다 어느 순간 무거워져 땅으로 떨어지는 것과 비슷하다.
당장 생각나는 숫자로 시작해도 결국 1로 끝난다. “17→52→26→13→40→20→10→5→16→8→4→2→1”처럼 말이다.
콜라츠 추측에 해당하는 수를 모두 우박수라고 한다. 이 과정을 진행하고 1이 되지 않는 예가 한 차례라도 나오면 콜라츠 추측은 거짓이 되지만 지금까지 발견된 적은 없다. 컴퓨터가 동원돼 계산했지만 헛수고였다. 콜라츠 추측으로는 1+1=1을 증명할 수 없지만 단순히 수학이론으로 풀 수 없는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 잔느는 콜라츠 추측을 설명했다.
이처럼 단순히 완벽한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이다. 물론 좀 더 객관적이고 명확한 증명을 하는 것이 수학과 과학의 세계지만 불완전한 인간에게 예외는 존재한다. 그 예외에 대한 탐구가 수학을 좀 더 완전하게 만든다. 수신인에게 전달된 `나왈`의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함께 있다는 건 멋진일이니깐” 서로 떨어지지 않고 함께 있는 가족처럼 가끔 1+1=2가 아니더라도 멋진 일이 될 것이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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