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수의 IT인사이드>(128)애플의 음악 SNS `핑(Ping)`, 안착하나?

애플이 야심차게 내놓은 음악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핑(Ping)’이 출시 이틀만에 사용자 1백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수요일 출시된 ‘아이튠즈 10’을 다운로드받은 사용자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핑’ 서비스에 가입했다고 한다.

애플의 ‘핑’은 지난 수요일(미국 시간) 서비스 런칭 후 온라인 스팸과 ‘페이스북 커넥트’ 서비스의 오류 등 문제가 부각되면서 서비스 신뢰도에 일부 금이 가기도 했으나, 출시 이틀만에 사용자가 100만명을 돌파하면서 안착하는 분위기다. 애플의 에디 큐 부사장은 “`아이튠즈 10`을 다운로드받는 사람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에 ‘핑’ 커뮤니티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애플이 새로 내놓은 음악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핑’은 트위터나 페이스북처럼 유명 음악가나 친구들을 팔로우(follow) 하면, 그들이 올린 메시지나 좋아하는 음악이 무엇인지 알 수 있고,친구들과 음악을 주제로 대화도 할 수 있는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다. 애플로서는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분야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셈이다. 스티브 잡스는 ‘핑’을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합쳐 놓은 것 같은 서비스라고 정의한 바 있다. 레이디 가가,콜드플레이,U2, 잭 존슨 등 대중적인 뮤지션과 요요마 등 클래식 연주자를 팔로우하면 그들이 올려 놓은 사진, 동영상, 다른 음악가에 대한 평가,듣고 있는 음악 등을 공유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핑`이 과연 기존 SNS 시장을 얼마나 잠식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를 앞세워 SNS 시장을 공략하기 때문에 공통된 관심사를 갖고 있는 사람들 간에 더욱 강력한 네트워킹 형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핑`의 서비스 기반인 `아이튠즈`가 주로 애플리케이션 장터로 활용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별로 매력이 없다는 혹평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핑`이 페이스북 등 시장을 위협할 수도 있지만 그 보다는 오히려 ‘마이스페이스’의 입지를 더욱 좁힐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핑`에 `마이스페이스 킬러`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유이기도 하다.

젊은 세대가 많이 가입해 있는 `마이스페이스`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급부상하면서 인기가 급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작년 9월 순방문자수(UV)가 7천8백만명에서 올 7월에는 6천4백만명으로 급감했다. 그래서 마이스페이스가 전략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쪽이 바로 `엔터테인먼트` 분야다. 특히 음악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인기 아티스트들이 젊은 층을 겨냥해 `마이스페이스`이라는 `소셜` 공간을 프로모션의 장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애플의 `핑`은 바로 이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출시 이틀만에 `핑` 가입자가 100만명을 돌파하면서 `마이스페이스`쪽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현재 전세계적으로 1억6천만명에 달하는 아이튠즈 가입자가 있는데 이는 `핑`의 강력한 무기다. 소셜 네트워킹 분야 후발주자지만 `아이튠즈`라는 기반을 활용하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다만 100만 사용자 돌파에도 불구하고 스팸 문제 등 불만이 가라않지 않고 있어 `핑`의 확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아무튼 애플의 음악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인 `핑`이 SNS와 온라인 음악 시장에 과연 얼마나 강력한 파고를 몰고올 지 음악 서비스 및 SNS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다.



장길수 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