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마케팅 성공하려면…

최근 국내 D피자 업체는 트위터를 활용한 마케팅을 하려다 낭패를 봤다. 트위터에서 폴로어의 수만큼 피자를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실시하다 역효과가 났기 때문이다. 이 이벤트는 D피자 트위터를 폴로하는 고객이 가진 폴로어 수만큼 그에 해당하는 쿠폰을 제공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이벤트는 트위터 상에서 화제가 돼 트위터 맞팔(이용자간 폴로하는 행위)을 하는 등 무분별한 이용행태를 보이며 본래 의도와 다르게 진행됐다. `D피자 좀비`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결국 D피자는 이벤트를 종료하고 홈페이지에 사과 공지를 올려야 했다.

최근 각 기업 마케팅의 최대 화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제품(서비스)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고객과 소통해야 하고 소통을 위해서는 고객과 만나는 접점을 늘려야 하는데 최근 SNS가 유력한 소통 채널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 SNS 사이트인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이용자가 각각 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숫자로만 보면 블로그 이용자(1000만명 이상)의 10%에 불과하다.

그러나 SNS 이용자가 고소득, 화이트칼라, 서울 등 대도시 스마트폰 이용자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어 영향력은 500만~1000만명에 못지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이 그저 지나가는 유행은 아니라는 것이다.

SNS 마케팅을 통한 성공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실제 판매에까지 이어지는 사례도 많다.

미국의 델이 대표적이다. 델은 트위터로 물건(컴퓨터)을 팔았다. 트위터 계정을 만든 지 2년 만에 650만달러의 매출을 오직 트위터를 통해 발생시켰다. 델은 100명의 전담 직원을 소셜미디어에 투입해 소셜미디어 간 연계가 가능하도록 해 애프터서비스(AS)까지 하고 있으며 고객의 호평을 받아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트위터를 통한 마케팅이 대세고 유행이라고 해서 일방적 `홍보 채널`로만 인식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많은 기업이 일방적인 홍보 수단으로 트위터를 이용하고 홍보대행사를 활용해 `우리도 트위터를 한다`고 내세우는데 구색 맞추기 수준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이 같은 사고는 성과 중심 결과를 낳게 되고 D피자 사례처럼 폴로어 늘리기에 급급하게 만든다.

명승은 테터앤미디어 대표는 "D피자의 사례는 기업들이 SNS 마케팅에 강박감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지금 SNS 마케팅은 과도기를 지나고 있으며 앞으로 정착단계가 올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명 대표는 "SNS 마케팅의 핵심은 제품이 아닌 관계다"며 "SNS의 의미가 관계이니만큼 SNS 마케팅도 관계를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NS를 `관계 마케팅`으로 인식해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는 KT와 신세계(이마트)가 꼽힌다.

KT와 신세계(이마트)는 공식 트위터(@ollehkt)가 회사를 대표하는 공식적인 고객 소통채널이라는 것을 뛰어넘어 `인격화된 회사 대표`로 성공적으로 변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T의 트위터는 기업의 대표 SNS에서 지금은 고객센터로 성격이 변했다.

트위터리안(트위터 이용자)들이 법인체로서 트위터를 인식하지 않고 트위터 운영자와의 `관계`를 느끼고 있으며 이것은 불만을 토로하는 창구로서 인식하게 된 것이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도 스스로 `24시 고객상담센터`로 평가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트위터에서 이마트에 대한 고객 불만을 직접 사과하면서 신뢰를 높이고 있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표현명 사장이나 정용진 부회장은 개인의 트위터 계정이지만 모두 회사를 대표하는 계정이기도 하다. 이처럼 고객들은 최고경영자(CEO)와의 소통에 호평을 보내고 기업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CEO와 임직원이 모두 트위터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며 고민하는 기업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SNS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회사 내 SNS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영한 앱컨설팅 대표는 "과거엔 고객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전화나 이메일뿐이었고 과장, 부장, 임원을 거치며 왜곡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SNS는 단문인 데다 빠르고 즉각적이며 고객의 반응도 좋다"며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역작용을 막는다면 SNS는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손재권 기자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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