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발전은 현재 세계 도시들이 봉착한 많은 도전사항을 해결하고 시민 참여와 친환경 녹색활동을 가속화해 궁극적인 혁신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도시 간 정보 격차 해소와 나눔과 번영을 모토로 설립되는 세계도시전자정부협의체는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데럴 엠 웨스트 미국 워싱턴 브루킹스연구소 부소장은 7일 세계도시전자정부협의체 창립 총회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브루킹스연구소는 미국 공공정책 분야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거버넌스 전문 연구소다.
웨스트 부소장은 “다양한 장비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모두가 기술의 혜택을 누리게끔 하는 것이 협의체의 주요 활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웨스트 부소장은 현재 많은 나라와 도시가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큰 도전사항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국민의 86%가 현 정부가 분열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70%는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웨스트 부소장은 “미국은 국민의 불신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예로 오바마 정부는 `DATA.gov`라는 사이트에서 자동차 안전성 등 실생활에 사용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으로 대통령과 정부가 하는 일을 홍보하고 바로 시민의 피드백을 받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미국 국민의 65%는 소득세를 온라인으로 납부하고 있으며 이 비율은 매년 5%씩 증가하고 있다. 40%는 정부의 정책 데이터를 검색하는 데 인터넷을 활용하고 있으며 33%는 운전면허 갱신과 자동차 등록 업무, 23%는 정부 정책에 대한 온라인 토론 참여, 13%는 정부 블로그를 방문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웨스트 부소장은 “이런 상황은 한국을 비롯한 여러 선진 국가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하지만 국가나 도시별로 이런 정보화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급률 면에서 한국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초고속 인터넷의 경우 한국은 20.4Mbps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나타나는 반면에 미국은 5.1Mbps에 불과하고 다른 국가들은 이보다 더 낮다.
단순한 인터넷 검색과 메일 수발신이라면 크게 문제될 게 없지만 HDTV나 온라인 게임 등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은 더욱 빠른 전송 속도와 대역폭이 필요하다. 자연히 정보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웨스트 부소장은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초고속 인터넷 보급이 필수인데 이 부분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정보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 간의 이런 정보 격차를 줄이고 공동 번영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향후 협의체의 주요 임무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웨스트 부소장은 “기술 발전은 비용절감 효과를 제공하고 시민참여, 사회통합, 녹색발전에도 큰 도움을 준다”며 “협의체는 최신 정보화 기술로 이런 다양한 임무를 수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각 도시 시장과 CIO들도 웨스트 부소장의 의견에 힘을 보탰다.
조르디 밀리엄 카르네스 바르셀로나(스페인) 부시장은 “미래 도시가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는 전자정부 관련 도시 간 네트워크 확충과 이를 전담하는 협력체와 기구 마련”이라며 “각 도시가 성공적으로 전자정부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도록 글로벌 협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난다 라이포하렐 카트만두(네팔) 시장도 “최빈 개발도상국은 기존 행정시스템과 전자정부 시스템을 적절히 활용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개발도상국이 IT를 활용한 도시행정 서비스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세계 도시 전자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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