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에 `청정(clean)` 바람이 거세다. 샌타클래라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첨단 기술 집적지(실리콘밸리)의 변화에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와 정부 정책 관료의 시선이 모였다. 실리콘밸리의 변화가 미 캘리포니아주 경제와 세계 첨단 기술업계가 나아갈 미래 지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2010년 9월,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붐을 타고 ICT 분야의 새 일자리가 싹을 틔우고, 생명공학기술(BT)연구소에서도 고용창출의 가능성이 발아한다고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이 전했다.
특히 `청정(clean) 기술(tech)`에 수십억달러씩 투자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에 힘입어 주요 미국 도시의 실업률이 12%에 달할 때 샌프란시스코는 과학 · 기술 분야에서 창의적인 새 일자리를 창출한 데 힘입어 그나마 실업률을 10% 이하(9.75%)로 묶어놓을 수 있었다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2007년 말 이후 경기 침체기에 일자리가 3만개나 사라졌다. 앞으로 경제가 건강한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제전문가인 테드 이건은 이를 “(경제 활성화) 분기졈으로 해석했다. 무엇보다 샌프란시스코가 소프트웨어와 BT와 청정 기술 등으로 경기 부양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됐다. 궁극적으로는 `청정 기술` 투자가 경제 미래 동력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가빈 뉴솜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샌프란시스코는 사업을 하기에 (비용 측면에서) 가장 싼 도시는 아니지만, 사업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며 매우 위험한 시절(경제 활성화 분기점)을 타개할 의지를 내보였다.
`청정 에너지 기술`을 향한 실리콘밸리의 방향전환 조짐은 뚜렷했다. 예를 들어 선마이크로시스템스 공동 창업자이자 유명 투자자인 비노드 코슬라는 실리콘밸리의 변화와 흐름을 `에너지 기술 허브`로부터 찾았다. “실리콘밸리가 에너지 기술 중추(허브)로 거듭날 것”으로 내다봤다.
코슬라는 지난 5월 월스트리트회견에서 “`클린 테크(clean tech)`로 부르든, `그린(green) 테크`라고 말하든 상관없다”며 “실리콘밸리가 `클린 테크` 분야의 리더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외면할 수 없는 혁신적 변화를 `클린`에서 읽어낸 셈이다. 그는 2009년 9월 코슬라벤처스를 통해 `청정 기술` 양성자금으로 10억달러를 마련하고, 투자할 곳을 찾는 등 매우 적극적인 변화(ICT→BT · 클린테크)를 꾀했다.
테드 이건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샌프란시스코만 일대 벤처기업에 투자된 자금이 약 30억달러에 달했다. 올 1분기보다 무려 100%나 늘었다. 또 샌프란시스코만지역은 120곳에 불과한 전기자동차 충전소를 5000개로 늘리기로 하는 등 정책 당국(시)과 산업계의 목표가 맞물리는 추세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