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스마트TV 시대가 도래하면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바로 리모컨이다. 현재의 버튼식 리모컨은 손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PC에서 영화를 다운받아 볼 때 마우스를 움직여야 한다. 네이버 · 다음 등에서 검색을 하려면 키보드가 있어야 한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PC에서 방대한 양의 정보를 보다 빠르고 간편하게 찾기 위해서다.
스마트TV 역시 앞으로 수 많은 정보가 모이게 된다. 그러면 현재의 리모컨은 굉장히 불편해진다. TV 메뉴가 아이콘 방식으로 변한다 해도 지금 리모컨으론 아이콘을 선택해 누를 수 없고 문자 입력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자들은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스마트TV 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인터페이스 기술을 연구 중이다. 소형 마우스나 소형 키보드를 리모컨에 접목하는 방식부터 신체를 이용한 조작 방법까지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이 중에서 관심을 끄는 기술 중 하나는 손으로 TV를 제어하는 것이다. 원하는 채널이나 드라마 · 영화 등을 리모컨 대신 손가락으로 고를 수 있으며 허공에서 손을 저으면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는 식으로 동작한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속 미래 모습을 현실로 구현하려는 시도다.
실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코그노 TV`란 프로젝트를 가동해 2∼3m의 거리에서 리모컨 없이 손가락으로 TV를 조작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연구원 전체 각 부문별 핵심 개발자들로 팀을 꾸려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10월 시제품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동작인식 기술은 해외에서도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사람의 관절 움직임을 카메라로 인식하는 `키넥트`란 기기를 개발하고 11월 발매를 앞두고 있다. 이 동작인식 기기는 현재는 게임용으로 한정돼 있지만 신체에 어떤 센서나 장비를 붙이지 않고서도 몸동작을 인식, 명령어를 전달하는 점에서 그 쓰임새가 향후 무궁무진할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손수창 ETRI 로봇인지시스템 연구부장은 “TV가 단순한 방송 수신기가 아닌 가정 내 핵심 정보 창구로 발전함에 따라 리모컨이나 키보드 · 마우스로는 조작이 불편하고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 개발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전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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