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北게임개발 자금지원 왜?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북한 김정일 정권의 외화벌이를 도와주고 있는 것인가. 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머독이 이끄는 뉴스코프의 자회사는 북한의 조선과학기술총연맹이 개발한 게임 두 개를 퍼블리싱했다고 보도했다. 게임 퍼블리싱은 게임 개발 때 기획과 자금 지원은 물론, 개발 후 컴퓨터 서버 지원 등을 뜻한다.

조선과학기술총연맹 개발자들이 개발한 게임은 1998년 영화 `위대한 레보스키`를 배경으로 한 2007년 휴대폰용 `빅 레보스키 볼링` 게임과 외계인과 싸우는 `맨 인 블랙` 게임.

이 게임의 해외 마케팅은 조선과학기술총연맹과 외국 합작사 `노소텍`이 맡고 있다. 노소텍은 평양에 회사를 두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스코프는 2007년 1월 독일 소재 게임업체 `잠바` 지분 일부를 인수한 뒤 북한의 게임을 퍼블리싱한 것으로 나타났다. 퍼블리싱을 담당한 곳은 잠바 사업부 `오좀`. 뉴스코프는 2008년 10월 잠바 지분을 모두 인수한 후 폭스모바일이란 이름으로 바꿨다. 줄리안 월터 폭스모바일 대변인은 북한 업체가 오좀과 게임 개발에 어떻게 협력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월터 대변인은 "오좀은 모든 분야 콘텐츠 제작업체와 다양한 아시아 회사를 포함한 전 세계 미디어업체와도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북한이 머독 자회사와 협력해 게임을 개발한 것을 두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키운 소프트웨어산업이 성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게임 개발에 대한 자금 지원은 당장 대북제재와 관련해 문제가 될 게 없지만 나중에 관련 기술이 사이버전쟁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으로 지적됐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제임스 루이스 수석연구원은 "북한 정부와 돈 거래는 모두 미국의 정책에 반한다"며 "북한이 사이버전쟁 능력을 키울 수 있고 모바일기기와 프로그램 개발로 해킹 능력도 강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매일경제 김명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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