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한국의 미래, 창의적 정보교육에 달렸다

[ET단상]한국의 미래, 창의적 정보교육에 달렸다

세계 각국으로부터 IT 강국으로 인정받고 있는 대한민국은 이제 다음 30년을 생각하고 준비해야 할 시기에 도달했다. 지난해 영국 시사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정보기술 산업 경쟁력이 예년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3위에 랭크됐던 한국의 정보기술력이 2008년 8위에 랭크되면서 5계단 떨어졌다. 이 조사는 전 세계 66개국을 대상으로 했으며 한국은 100점 만점에 64.1점으로 8위를 차지했다. 1위를 차지한 것은 74.6점의 미국이다. 한국 IT는 하드웨어 분야에서 세계시장의 14~15%를 점유하지만 소프트웨어는 1%에 불과하다.

이러한 충격적 결과는 일찍부터 예견되어 왔다. 우리가 이러한 디지털 혁명의 본질과 영향에 대해 미리 고민하고 토론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다. 디지털 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국가가 어느 나라인가 보면 단연 미국이다. 그 이유는 아마도 미국이 프론티어 정신과 실용주의 정신에 기초한 기회의 땅이기 때문일 것이다.

열린사회는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하여 자유로운 아이디어가 생산 순환되고 나와 다른 차이와 다양한 문화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사회시스템은 새로운 문화와 산업의 출현을 쉽게 한다. 여기에서 우리가 배우고 지향해야 할 목표와 전략을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의 IT 경쟁력은 미래를 내다본 정부의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와 민간기업의 과감한 투자로 얻은 성과다.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우수한 정보기술 인력이 있었다. 80년대부터 90년대에 이르기까지 급성장했던 민간 IT 교육기관들이 그 당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정보기술 인력 수요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 것이다. 그 후 정부주도의 IT 교육이 확산되면서 민간 IT 교육기관의 역할이 많이 퇴색했다. 학교 및 민간부문에서 IT 교육의 열기가 식은 것은 7차교육과정에서 프로그래밍이 빠졌기 때문이다. 프로그래밍교육이 학교 컴퓨터 교실에서 사라지고 프로그램을 좋아하던 컴퓨터 영재들이 미래의 빌 게이츠가 아니라 컴퓨터 과몰입 아동으로 취급받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다행히 올해부터 중학교 정보교과서에 다시 프로그래밍이 들어감으로써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IT 기반 기술의 중요성이 다시 인식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으로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민간 IT 교육기관은 향후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정보영재교육을 위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정보교육의 개혁을 준비해 왔다. 그 핵심 내용은 창의적 기업가 정신(Innovative Entrepreneurship)과 로봇이다. 21년째 계속 해오고 있는 전국정보과학창의성대회(구 전국퍼스널컴퓨터 경진대회)의 종목에는 로봇을 프로그래밍하는 부문도 있으며 로봇은 이제 재미있고 창의적인 컴퓨터교육 프로그램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로봇은 컴퓨터 다음으로 폭발적 성장세가 예상되는 분야로 창의적 정보영재교육의 흥미로운 소재로 활용될 전망이다.

창의적 정보영재육성은 이제 민간 IT 교육기관뿐만 아니라 정부의 교육개혁 어젠더의 중요한 과제로 인식되고 지원되어야 한다. 지금까지처럼 학교에서는 입시공부에 밀려서 외면당하는 과목이면서도 민간 교육 분야에서는 입시 사교육으로 치부되어 정부정책에서 홀대받는 모순이 해결되어야 한다. 이러한 인식을 바꾸고 정보교육 환경을 바꾸기 위해서는 교육과학기술부의 IT 교육 책임자의 관심과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물론 IT전문 정보미디어의 사회적 역할도 빼 놓을 수 없다. 창의적 정보영재 육성이 학부모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관심사가 되기를 바란다. 진정한 IT강국 한국의 미래, 창의적 정보교육에 달렸다.

김문중 전국컴퓨터교육협의회장 hy001@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