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피플]김병기 애플민트홀딩스 사장

대한민국 벤처산업을 이끌었던 1세대 기업인 김병기 전 지오인터랙티브(이하 지오) 사장이 IT 지주회사를 통해 게임업계에 컴백했다. 그는 지난 97년 지오를 설립해 모바일게임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고, 해외진출을 통해 글로벌 순위에 오르는 성과도 거뒀다. 그리고 이제 스마트폰과 오픈마켓,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이 촉발한 IT환경 변화를 이끌어가고, 후배 벤처기업들도 지원하기 위해 `애플민트홀딩스`를 설립했다.

김 사장은 “스마트폰, 오픈마켓 등을 통해 10여년 전에 꿈꾸던 것이 현실이 되고 있다”면서 “새로운 환경에 다시 도전하기 위해 게임관련 회사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게임관련 사업이지만, 애플민트홀딩스가 게임개발을 주력으로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그보다는 지주회사로서 다양한 게임 및 콘텐츠 기업들과 협력관계를 맺고, 시장진입과 성장을 돕겠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신생 벤처기업은 좋은 게임을 개발해도 판매, 시장개척 등에서 갈팡질팡하는 경우가 많다”며 “초기 벤처기업의 시장 진입 및 성장을 도울 예정이며, 투자, 비즈니스 개발, 마케팅, 글로벌 시장 개척, 홍보, 법률자문 등 차별화된 인프라를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이름을 허브(herb)의 일종인 `애플민트`로 정한 것은 콘텐츠 비즈니스의 허브(HUB)가 되겠다는 뜻과 유럽에서 약재로도 쓰이는 만큼 젊은 벤처기업에 이런 존재가 되겠다는 뜻을 모두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업모델은 김 사장의 오랜 구상에서 비롯됐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경우 역사가 50년이 넘어가면서 벤처 생태계가 잘 갖춰져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겨우 10년이 지나면서 여전히 시행착오를 많이 겪고 있는 것을 봐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마트폰과 SNS가 몰고온 변화의 시기에 다시 벤처 창업이 활발해지면서 구상하던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김 사장은 “지난 2~3년간 후배 벤처기업들이 잘 성장할 수 있게 지원하는 회사가 있었으면 한다는 구상을 했다”고 말했다.

애플민트홀딩스는 오는 11월 말까지 국내 창업투자회사들과 함께 40억원 규모의 엔젤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3년 이내에 회사를 상장시킨다는 중장기 목표도 있다.

김 사장은 “회사가 기업공개를 통해 공식적인 형태로 있는 것이 사업할 때나 후배 벤처기업인들이 접근할 때 효과적이다”며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기업 규모를 확대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업구상을 하는 동안에도 후배 기업인들과 꾸준히 교류 해왔다. 이때 만나던 멤버들이 주축이 돼 최근 젊은 기업가 모임인 `YES 포럼`이 발족하기도 했다. 그가 이처럼 젊은 벤처인과 후배들에게 신경을 쓰는 이유는 하나다.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다.

김 사장은 “많은 대학생들이 학자금 대출받아 졸업해 사회생활 시작부터 채무자로 출발하고, 청년실업까지 겹치면서 상실의 시대를 맞고 있다”며 “하지만 열정과 꿈을 가지고 뛰는 젊은 세대들이 있다는 것도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요즘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의 줄임말)라는 말이 있는데, 젊은 세대들이 교육 등 모든 면에서 비교되는 삶을 사는 것 같다”며 “현실 내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펴나갈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