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우체국의 순직자 자녀 채용

최근 대를 이은 우체국 직원 가족이 탄생했다. 고 유화준 집배원의 장녀가 괴산 우체국 직원으로 채용된 것이다.

새로 채용된 유씨는 “공무원으로 채용되어 어머니와 가족의 생계를 돌볼 수 있게 되었고, 특히 아버지가 몸담았던 우체국에 근무하게 되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우편물 배달을 마치고 돌아오던 유화준 집배원은 중앙차선을 넘어 오던 차량에 치여 순직했다. 이후 유씨의 가족은 가장을 잃은 슬픔과 생계 걱정에 시달려야 했다.

남궁민 우정사업본부장은 지난 4월 가족은 잃은 슬픔과 생계로 어려움을 겪는 유가족을 조금이라도 지원하자는 취지에서 순직자 유가족 중 특별채용 자격요건을 갖춘 사람을 기능직으로 채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유씨는 순직자 유가족 중 처음으로 괴산우체국에 입사하게 된 것이다. 국가유공자 유가족으로서 그동안 꾸준한 학습을 통해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채용자격을 갖춘 것도 유씨가 아버지를 잇게 된 배경이다.

우정사업본부에는 자난 76년부터 2009년까지 459명의 순직자가 있었다. 지난 35년간 연 평균 10명이 넘는 순직자가 발생한 것이다. 오토바이나 차량으로 우편물을 배달해야 하는 업무의 특성상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굳은 날씨에도 고집스럽게 우편물을 배달하다가 참변을 당하거나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 생을 달리하게 된 경우도 있었다. 가족들은 가족 중 한사람을 잃은 슬픔에다 생계의 어려움까지 떠안게 된다. 우정사업본부에서 순직한 집배원의 자녀를 직원으로 채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순직 우정인 유가족에 대한 취업지원 외에도 우정사업을 위해 헌신하다 순직한 직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매년 천안 소재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에서 순직우정인 추모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위로금과 자녀 장학금을 전달했다. 자녀 장학금은 중학교 입학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매년 1차례씩 지급되며, 대학 입학 축하금도 지원된다.

남궁 민 우정사업본부장은 “우체국이 국민들로부터 변함없는 사랑과 신뢰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순직한 직원들의 땀과 숭고한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더 이상 무고한 사고로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안전사고 예방과 근무환경 개선에 힘쓰는 한편, 순직 우정인 유가족이 우체국직원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