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중인 폐자원에너지화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국회예산정책처의 지적이 나왔다.
국회예산정책처는 9일 `폐자원에너지화사업 평가` 보고서를 발표하고, 정부가 사업의 기대효과를 과대 추정했고, 경제적 타당성 분석을 엄밀하게 수행하지 못했으며, 면밀한 검토 과정 없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폐기물 고형연료(RDF)사업의 기대효과를 과대 추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국회예산정책처가 재산정한 결과, 정부의 실행계획에서는 총 3조 8299억원의 경제적 기대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예측되어 있으나, 재산정 결과 기대효과가 총 1조 915억원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RDF사업의 타당성조사 및 민자사업 적격성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사업의 경제성에 대한 분석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일례로 `부산시 RDF시설 민자사업 적격성조사 보고서`에서는 대체매립장건설편익을 약 5.4배 과다 산정했고 잔재물 및 소각재 매립비용 약 311억원을 비용에서 누락시키는 등의 오류 때문에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는 잘못된 결론을 도출했다.
또한 보고서는 시범사업 과정에서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면밀한 논의 및 대책 마련 과정 없이 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수도권매립지와 부천시 시범사업의 경우 화재 발생 및 RDF생산율 대폭 하락 등의 문제점이 발생했고, 지역에 따라서는 RDF시설의 타당성이 낮음에도 전국적으로 17개 RDF시설 건립 사업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향후 정부는 폐기물 발생억제, 재활용 및 매립 · 소각 등 정책 대안과의 엄밀한 비교를 통해 타당성을 검토한 후 폐자원에너지화 사업을 추진해야 하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과 지역적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이에 대해 최병권 환경부 폐자원에너지팀장은 “국회예산정책처의 지적 사항은 이미 시범사업을 통해 발견해 개선하고 있으며, 사업 확장은 각 지역마다 적합한 방식을 강구해 추진하고 있다”며 “사업추진일정이 갑자기 바뀌면 관련 업체 및 지자체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당초 계획대로 폐자원에너지화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와 관련해 성명서를 내고 “수도권매립지 RDF 2차사업의 9월 발주 중단 및 지방자치단체의 공정과 기술의 검증이 시급히 필요하다”며 “이를 검증하기위해 해당 분야 전문가와 정책담당자들로 민관공동위원회를 구성해 집중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