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할리우드 여름 흥행성적 “실망스러워”

올 여름 미국 할리우드 영화 흥행수입(박스-오피스)이 철에 맞지 않게 차가웠던 LA 날씨만큼이나 실망스러웠던 것으로 집계됐다. 3차원(D) 영화 티켓 할증료에 힘입어 매출이 조금 늘었지만, 수익 원천인 관람객 수가 줄었다. 3D가 흥행을 보장하지도 않는다는 교훈도 얻었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올 여름 미국 내 영화 흥행수입이 43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42억5000만달러)보다 2% 많아졌지만, 관람객은 거의 3% 줄어 5억4000여명에 그쳤다.

관람객 수는 지난 13년만에 가장 적었다. 흥행수입과 관람객 수가 어긋난 것은 3D 할증으로 비싸진 티켓 가격 때문으로 풀이됐다. 실제로 올 여름 미 전역에서 낮 관람 할인과 어린이 좌석을 포함한 평균 티켓 가격이 7.88달러로 5년 전(6.41달러)보다 20%나 올랐다. 15달러를 넘어선 티켓도 있었다.

할리우드 영화계는 보통 여름에 연간 매출의 40%를 소화하는데 올해에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경기 침체로 사람들이 영화관을 찾는 것보다 집에서 비디오게임을 하거나 TV를 보는 경향이어서 관객 하락의 이유가 됐다는 게 월스트리트저널 측 분석이다.

올 초 `아바타`와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를 통해 흥행보증수표로 떠올랐던 3D 영화의 환상도 깨지기 시작했다.

크리스 아론슨 20세기폭스 배급담당 수석부사장은 “가족 영화를 3D로 개봉하는 경향이지만 3D 티켓 할증료가 관람객의 지갑을 닫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걱정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