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영상통화료 인하 경쟁

아이폰4의 한국 상륙과 함께 영상통화 경쟁이 불붙고 있다. 스마트폰용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가 이동통신 3사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영상통화 분야로 이통사 간 경쟁이 번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달 말 3세대(3G) 이동통신망을 이용한 영상통화 요금을 종전보다 절반가량 낮추고 화질을 대폭 개선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아이폰4의 영상통화 기능인 `페이스타임`이 와이파이(무선랜)존에서 무료 통화가 가능해 높은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되자 SK텔레콤이 이에 맞불을 놓는 형국이다.

2007년 3월 전국으로 상용화된 SK텔레콤의 3G 영상통화 서비스는 1초당 3원이라는 비교적 높은 통화료 부담 때문에 저변 확대에 어려움이 있었다. 휴대폰 음성통화는 1초당 1.8원으로 영상통화가 두 배가량 비싸다.

하지만 이달 하순부터 안드로이드폰용 영상통화 요금을 음성통화와 똑같은 1초당 1.8원으로 낮추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SK텔레콤 영상통화의 또 다른 개선점은 화질이다. 지금까지는 3G망을 통해 48~64kbps급 영상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지만 새로운 영상통화 서비스는 3G망과 와이파이존 모두 200kbps급이다. 종전보다 3~4배가량 화질이 개선되는 셈이다. 이는 아이폰4 페이스타임과 비슷한 화질 수준이라는 게 SK텔레콤 측 설명이다.

페이스타임이 `와이파이존에서 무료`라는 가격경쟁력과 아이폰4에 기본으로 탑재돼 있는 편의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SK텔레콤 영상통화도 만만치 않다.

이진우 SK텔레콤 데이터사업본부장은 "페이스타임은 아이폰4끼리만 가능하지만 SK텔레콤 영상통화는 SK텔레콤이 출시하는 모든 안드로이드폰과 갤럭시탭에서 가능하다"고 말했다.

영상통화의 접속 범위가 아이폰4에 비해 훨씬 넓어진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의 전용 앱스토어인 `T스토어`에 영상통화용 무료 애플리케이션을 올려놓고 이를 내려받도록 할 방침이다. 향후 KT와 LG유플러스 등 타 이통사의 안드로이드폰에도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이폰4 페이스타임은 와이파이존에서만 연결 가능한 반면 SK텔레콤의 영상통화는 3G망과 와이파이존을 함께 쓰기 때문에 이동 중에도 영상통화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페이스타임의 경우 발신자나 수신자 중 한 명이라도 와이파이존을 벗어나면 영상통화가 중간에 끊긴다. SK텔레콤은 영상통화 도중 동영상이나 사진을 전송해 공유할 때는 데이터 전송료를 면제해줄 방침이다. 또한 GPS를 통해 나의 현재 위치가 담긴 지도를 전송할 수도 있다.

SK텔레콤의 영상통화 기능은 삼성전자가 이달 말께 출시하는 태블릿PC인 갤럭시탭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향후에는 갤럭시탭과 CCTVㆍ동영상 캠코더 등을 연동해 자녀가 다니는 유치원이나 등하굣길, 농작물을 재배하는 경작지, 아파트 주변 등을 집에서 손쉽게 모니터링하는 서비스도 등장할 예정이다.

SK텔레콤 측은 새로운 영상통화 서비스의 화질이 기업 내 화상회의 시스템을 보완하는 데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통사 간 영상통화 품질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한동안 외면받았던 휴대폰 영상통화 서비스가 재조명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황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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