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를 쓰는 대기업 직장인 강윤정 씨(가명)는 요즘 스마트폰을 끼고 산다. SK텔레콤이 지난달 26일부터 휴대폰용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시행한 뒤로 데이터 요금 공포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음악 감상이 취미인 강씨는 `멜론`을 통해 음악을 수시로 내려받는다. 보통 노래 한 곡당 3MB 용량인데 10여 곡이 수록돼 있는 앨범 한 개만 내려받아도 30MB가 훌쩍 넘게 마련이다. 강씨는 "좋아하는 음악을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됐고 동영상 감상 때도 한결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지난달 26일부터 월 5만5000원 이상 정액요금제 가입자를 대상으로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무선인터넷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SK텔레콤에 이어 KT가 이달 10일부터 유사한 서비스를 시작했고, LG유플러스도 이달에 개시할 예정이다.
실제로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SK텔레콤 고객들의 무선데이터 이용량이 종전보다 30%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휴대폰 이용자의 데이터 사용량 증경모바일 콘텐츠산업 활성화→양질의 콘텐츠 증가`라는 선순환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월 5만5000원의 스마트폰 요금 상품에 가입하면 월 700~750MB의 무료 데이터를 제공받았다. 이 정도도 인터넷이나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등에 불편함이 없지만 각종 동영상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시청하거나 소셜 네트워크 게임을 즐기는 일이 늘면서 데이터 제한을 넘어서려는 소비자 욕구는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무료 데이터를 다 쓰면 1MB가 초과될 때마다 51.2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200MB가 초과되면 1만원이 훌쩍 넘는다. 월 5만5000원 이상 요금제 가입자는 이러한 요금 부담을 덜게 된 셈이다.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는 와이파이(WiFiㆍ무선랜)의 단점을 보완해주기도 한다. 와이파이에 접속하면 별다른 비용 부담없이 무선 데이터를 즐길 수 있지만 이동 중에 끊기기 쉽고 전국적으로 커버가 안 된다. 반면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는 3세대(3G) 이동통신망을 쓰기 때문에 전국 어디에서나 이동 중에도 활용할 수 있다.
물론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에도 고려해야 할 요소가 있다. 비교적 통신료 부담이 큰 `월 5만5000원 이상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가입자의 상당수는 월 4만5000원 이하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어 이 서비스의 혜택을 못 받는다.
아직까지 갤럭시S 고객들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00MB대다. 데이터 사용량이 상대적으로 큰 아이폰 이용자들도 월평균 442MB 정도를 쓰고 있다. `데이터 무제한`을 선택하지 않아도 무료 데이터 한도로 충분한 고객이 여전히 많다는 방증이다.
KT는 월 4만5000원 이하 요금제 가입자에게 데이터 이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달에 다 못쓴 무료 데이터를 한 달 동안 이월해주기 때문에 데이터 무제한을 선택하지 않아도 무료 데이터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에 따른 통신망 과부하나 품질 저하 가능성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특히 태블릿PC가 늘어나면 스마트폰을 무선 모뎀처럼 연동해 사용할 경우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
사실상 `무제한`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SK텔레콤과 KT는 3G망에 과부하가 발생할 경우 일부 데이터 과다 사용자를 대상으로 일시적인 제한 조치를 두기로 했다.
[매일경제 황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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