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자

[리더스포럼]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자

소프트웨어(SW) 역량이 탁월한 기업 및 국가는 미래에 강력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게 된다. 제품 및 서비스 분야에서 SW가 차지하는 비중이 30~80% 수준에 이르고 있음이 이를 입증한다. SW는 제품의 기능을 차별화 · 지능화하고, 서비스를 고객 지향적으로 고도화시키는 핵심 역할을 한다. 때문에 세계 각국은 자국의 SW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SW가 타 산업 및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력에 주목하고, `SOFTWARE 2015`라는 국가 전략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며, 인력양성 · R&D · SW산업혁신 · SW신뢰성 제고에 산학연과 정부가 힘을 모으고 있다.

EU는 임베디드SW 기술혁신을 통해 미국과의 경쟁에서 앞서고, 새로운 경쟁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ITEA 전략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이미 지멘스 · 보시 · 필립스 등 주요 기업들이 임베디드SW 역량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갖출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으며, 향후 10년간 SW R&D와 자동차 관련 SW 분야에서만 각각 25만개와 60만개의 새로운 고급 일자리창출을 목표로 삼았다.

우리나라도 SW 경쟁력을 성공적으로 확보해 SW산업은 물론이고 제조업과 서비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려면 우선순위가 높은 몇 가지 전략에 대해 심층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첫째, 글로벌시장 중심의 전략을 갖자. 우리나라 SW 기업은 국내시장의 성공을 기반으로 추후 수출을 모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선진국의 시장 · 고객 · 경쟁자에 대한 파악이 제대로 돼 있지 못하다. 내수 기반 없이도 글로벌 수준의 SW 기업들을 키워낸 이스라엘(SW 관련 미국 나스닥 상장 기업의 수는 60개 이상)과 인도를 모델로 삼아야 한다.

둘째, 블루오션을 지속적으로 찾아내자. SW는 새로운 사회문화를 형성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선진국들이 신 SW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한 이후에는 이를 뒤쫓아 가서 성공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러한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타 산업에서 일부 성공했던 사례를 답습해 모방 제품을 만든다면 SW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선진국들이 가지 못한 새로운 영역에 먼저 가서 길목을 지키거나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셋째, 기업가정신을 함양하자. 국내시장에서 보호받고 안주하려는 자세로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이 불가능하다. 세계 일등이 되고자 하는 기업가정신과 미국시장에서 1위가 돼야 세계 1위가 가능하다는 식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글로벌시장에서 성공하는 SW 기업을 우선 몇 개라도 탄생시키는 전략을 구사하자.

넷째, 정부의 전략적 역할을 재정립하자. 과거 정부에서 SW산업 활성화 대책을 여러 차례 추진하였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이는 내수 위주의 정책은 많았으나 글로벌화를 위한 정책은 크게 미흡했기 때문이다. 또한 단기적인 시책으로 추진하거나 계획을 수립하고도 실행이 뒤따르지 못했고, 정부 담당자가 변경되면 사문화돼 정책의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향후 SW의 경쟁력을 높일 정부 전략은 명확한 목표와 책임소재 하에 지속성 · 일관성을 갖춰야 한다.

최근 아이폰 사례에서 실감했듯 이미 SW는 제품 및 서비스의 가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SW 경쟁력은 우리나라가 단순 하드웨어 조립이 아닌 고부가가치 기술 보유국으로서 향후 BRICs에 추월당하지 않고,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지속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확보할 수 있으며, 청소년들에게는 고급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지름길을 제공할 것이다.

이단형 KAIST 교수 danlee@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