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칼럼]스마티즌과 스마트 문화

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장) kimst@nia.or.kr

오늘날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로 우리는 보다 쉽게 다른 사람 혹은 조직과 의사소통을 하며, 자신의 의사를 정치 행위의 제반 과정에 반영할 수 있는 통로를 충분히 확보함으로써 참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게 되었다. 선거나 투표등 전통방식에서 벗어나 촛불 집회나 플래시 몹과 같은 놀이 형태의 참여가 증가하고, 온라인 커뮤니티나 자발적 모임체가 활성화됐다.

우리는 이러한 질적 변화를 일컬어 스마트 사회(Smart Society)의 등장이라고 말한다. 또한 스마트 사회의 대두는 필연적으로 새로운 시민상을 창출하며, 이는 기존의 시민상과 뚜렷이 구별되는 `스마트 시민(smart citizen)`이다. 우리는 이를 축약해서 스마티즌(Smatizen)이라고 부르기로 하자.

스마티즌은 모바일 중심의 스마트 사회에 참여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정보통신기술의 사용과 관련된 행위 규범을 내재화 하고 있다. 인간의 행동을 보다 바람직한 행위로 이끌기 위해서는 법이나 기술을 통한 제도적 · 기술적 처방과 더불어 정보윤리나 디지털 시민의식 확립과 같은 규범적 처방도 필수적이다. 스마티즌은 공적 사안에 대한 지식은 물론 시민적 덕성의 가치와 태도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정치적 영역의 참여로 연결하는 역량을 구비하고 있는 사람이다.

향후 전개될 스마트 사회에서는 시민의식의 행태가 더욱 크게 확장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제도 · 기술적 관점에서 디지털 민주주의 제도(민주적 의사결정 시스템과 효율적인 정부행정 시스템) 수립과 정보격차 해소를 통한 보편적 접근에 많은 투자를 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문화 · 가치론적 관점에서 스마티즌의 성장에 관심을 보일 때다.

스마트 사회에서는 모바일 공간의 확산에 따라 공론 과정에서 소외되었던 대중과 소수자의 정치 참여가 확대되고, 사회 갈등이 더욱 확대되어 그 구조와 매커니즘이 더욱 복잡화 할 것이다.

스마티즌이 모여서 만드는 문화는 스마트 문화(Smart Culture)다. 스마트 문화는 특정 IT 기기나 서비스를 활용하는 지엽적 분야를 강조한 개념이 아니다. 스마트 문화는 기술의 융 · 복합과 진화, 사회구조와 제도, 인간의 사고 · 행동 양식의 변화가 총체적으로 맞물려 등장한 새로운 삶의 양식(way of life)을 일컫는 개념이다. 이러한 스마트 문화에는 책임, 신뢰, 공정, 창의, 소통, 나눔과 상생, 통합 등의 핵심 가치가 담겨 있어야 할 것이다.

시민으로서 보다 높은 질적 수준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그리고 사회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가 존중되는 인본주의를 공고화하기 위해 스마트 시민의식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스마트 문화와 스마트 시민의식은 저비용의 사회적 갈등해소 방식을 창출하여 성숙한 미래사회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이것이 스마트 코리아로 가는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