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신문 유통까지 손 뻗치나

애플이 앱스토어에 신문사 플랫폼을 만들고 신문 앱들을 모아 아이패드로 제공하는 사업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아이패드에 여러 신문을 모아 제공하려고 플랫폼을 만들던 사업자들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IT 전문지인 세너제이머큐리 뉴스 등은 15일(현지시간) 디지털 미디어 권위자인 로저 피들러 말을 인용해 조만간 애플이 태블릿PC 아이패드에서 신문 구독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신문은 앱스토어를 통해 제공되며 애플과 신문사는 전체 구독료를 3대7 비율로 나누게 된다. 애플은 아이패드 버전 신문에 게재된 광고 수익도 40%를 가져간다. 또 신문 구독자가 허락하면 고객 정보도 애플과 신문사가 공유하게 된다. 어떤 신문사가 여기에 앱을 올릴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애플이 아이패드로 직접 신문 유통에 뛰어들 것이라는 소문이 돈 적은 있지만 미디어 전문가를 통해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비슷한 사업을 준비해온 사업자들은 전략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KT는 여러 신문을 묶어 제공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일본 소프트뱅크는 한 달에 450엔만 내면 수십 개 신문과 잡지를 모두 읽을 수 있는 `뷰엔(viewn)`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 신문사들도 영향을 받는다. 종이신문 구독자와 광고 감소에 직면한 대형 신문사들은 아이패드를 유료화 기반으로 보고 앞다퉈 아이패드에서 볼 수 있는 유료앱 신문을 개발했지만 애플과 지속적으로 수익을 나누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애플과 구독료ㆍ광고료를 계속 나눠야만 한다면 독자적인 앱을 통한 신문사 매출은 상당 부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신문사가 애플에 신문 유통을 맡김으로써 득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정지훈 IT칼럼니스트는 "사용자 기반이 수십 배로 확장되는 것을 고려하면 대형 신문사에도 특별히 해가 되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소 규모 이하 신문사들에는 애플의 신문 유통 모델이 특히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다.

[매일경제 최순욱 기자 @wook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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