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현장 애로는 중앙 정부보다도 지방 자치단체에서 많이 발생한다. 공장등록, 영업허가, 보건, 환경규제 등 기업 현장 활동은 지자체 관장 사항이다. 수도권에 있는 한 중견기업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고속 성장하여 드디어 꿈에 그리던 사옥을 착공하게 되었다. 그러나 기업이 인허가 과정에서 겪은 애로는 산 넘어산이었다. 공장 등록은 복수의 법에 의하여 규제받기에 구청의 한 과에 서류제출 후 어렵게 허가를 받으면 다시 다음 과로 가서 허가 받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게돼 결국 수출 물량을 충족하기 위한 공장 증설 시기에 차질을 빚게 된다.
`대통령님의 전봇대`는 한국전력, 도로공사, 지자체 등 복수의 공공기관들이 합의해야 처리되기에 개별 기업으로서는 엄두를 내기 어렵다. 하지만 벌써 실망할 필요는 없다. 경기도 부천시의 경우 공장등록을 기업체의 한번 방문으로 일괄 처리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별도의 전용 차량을 준비해 찾아가는 공장 등록서비스를 제공한다. 나아가 부천시 중소기업의 핵심 애로 사항인 판로 문제 해결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해, 관내의 기업들이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영업기반도 제공한다.
부천시 8700여개 중소제조업체들의 영업지원을 위하여 탄생한 세일즈시티(www.salescity.or.kr)는 중소제조업체와 우체국 등 유통 채널을 온 · 오프라인으로 결합한 개념이다. 마치 스마트폰의 앱스토어 같은 플랫폼 개념의 세일즈시티는 불과 3명의 열정적인 공무원들이 몰입하여 탄생시킨 보기드믄 지자체의 도전 사례다. 행정안전부에서는 세일즈시티를 `지방자치단체 우수 소프트웨어 공동 활용시스템`으로 선정하고 2011년부터 희망 지자체에 보급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기업호민관실도 `발로 뛰는 호민관`으로 위촉한 바 있다.
경기도 기업 SOS시스템도 많은 기관과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경기도와 31개 시 · 군 그리고 경제단체, 공공단체, 정부 및 도 산하기관 등 221개의 도내 유관기관이 기업SOS지원단이라는 협력체를 구성해 기업 현장애로를 일괄 처리하고 있다. 이들은 신고를 받으면 관련 기관들이 합동으로 현장에 출동하여 현장애로 해소를 원칙으로 업무를 처리한다. 예를 들어 배출시설 설치신고 수리로 공장폐쇄 위기 해소(안산 W사), 국내 공장 신설을 위한 부지 확보 및 공장신설 승인 신청을 관련 부서 실무종합심의로 신속 처리(의왕 S사) 등의 사례들이 대표적이다. 놀라운 것은 이러한 원스톱 시스템 구축을 추진한 공무원들이 불과 5명 이내이고 추진 예산도 1000만원대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문제 해결의 핵심은 사람과 돈이 아니고, 일에 열정적인 공무원에 있다는 것이다. 공무원의 사기 진작이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경기도의 성과는 연구를 통한 이론적 뒷받침(경기도 기업SOS 시스템 발전방안 연구), 전담인력과 조례제정, 전국 지자체 보급, 국민권익위원회와 업무협약, 2009년 행안부 선정 전국우수정보시스템의 영예를 안은 대한민국 기업사랑 대표 브랜드로서 중앙행정기관과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5기째 민선 지자체가 출범하는 시점에서 지방자치단체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현장 중소기업 애로해소의 실효성을 높이는 새로운 전환의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주변에는 정말로 열심히 가슴과 발로 뛰는 공무원이 적지 않다. 이들에게 감사하고 사기를 북돋아 주는 것은 우리 국민들의 몫이 아닐까.
이민화 기업호민관 mhlee@homin.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