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을 못 하게 하면 다른 종류의 게임들은 어떻게 할 건가요? 게임을 억지로 못 하게 막는 조치는 실효성도 없고 분노만 증폭시킬 뿐입니다.”
김현정 명지대 IWILL센터 팀장은 “게임을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이고 절제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며 “청소년들을 위한 놀이 문화가 없는 상태에서 게임만 막으면 음주나 음란 사이트 이용 등 다른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소년들을 위한 인터넷 및 게임 상담 전문가다. 김 팀장은 “게임으로 인한 청소년들의 문제가 심각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런 아이들은 대개 부모의 돌봄을 받지 못 하고 혼자 긴 시간을 보내거나 스트레스가 심한 환경, 소통이 안 되는 가정에서 지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게임은 문제의 여러 원인 중 하나이지 그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게임은 자율성과 주도성, 전략과 흥미로움, 승부욕과 성취욕을 만족시키고 기분 전환과 스트레스 해소 등의 측면도 있다”며 “중성적 매체인 게임을 창의적이고 균형 잡힌 성장에 도움이 되도록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 부모는 아이들이 게임을 많이 하고, 학업에 방해가 된다는 점만 보고 아이에게 무조건 게임을 못 하게 하려는 경우가 많다는 것. 그럴수록 아이와 부모의 갈등은 더 커지고 갈등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김 팀장은 “게임은 하나의 문화로 게임을 모르면 아이들 집단에 낄 수 없다”며 “인터넷에서 게임뿐 아니라 동영상 강의 등 여러 콘텐츠들을 균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요새 아이들은 갈 곳도, 놀 것도 없고 학원 많이 다니는 아이들은 그나마 잠시 게임할 시간도 없다”며 “눈에 보이는 현상을 없애는데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가족 간 대화와 청소년들의 자기 계발, 놀이 문화 개선 등이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