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송업계가 일제히 수장을 갈아치우고 온라인 방송 콘텐츠 사업 강화에 나섰다.
미국 최대 종합유선방송업체(SO) 컴캐스트는 자사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스티븐 버크(52)를 올 연말 NBC유니버설(NBCU) 최고경영자(CEO)에 임명할 계획이라고 26일 발표했다. 이에 앞서 제프 주커 NBCU 현 사장은 24일 컴캐스트와 합병이 끝나는 대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버크 차기 CEO는 1998년 컴캐스트 케이블 사장으로 영입됐으며 ABC방송 및 유로 디즈니 사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뉴스전문채널 CNN도 미국 네트워크 책임자 존 클라인 사장을 퇴진시키고 후임에 자회사 HNL 책임자 켄 자우츠(사진)를 임명했다. HNL은 토크 쇼 형식의 뉴스 프로그램에 강점이 있는 회사다. 9월 초에는 25년간 진행된 `래리 킹 라이브` 진행자도 `아메리카스 갓 탤런트` 심사위원으로 유명한 피어스 모건으로 교체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사람들이 TV를 케이블TV가 아닌 인터넷으로 더 보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 스마트TV 등으로 유선은 물론 무선인터넷을 이용한 동영상 감상도 크게 늘었다. 반면 미국 케이블 TV산업은 올 들어 사상 처음으로 가입자 수가 줄어드는 등 명암이 엇갈렸다.
다채널시대로 양질의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더 늘었다. 이에 따라 방송사들은 케이블TV 시청료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온라인 방송 콘텐츠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떠도는 무료 동영상보다 훨씬 뛰어난 자사 콘텐츠를 무기로 스트리밍ㆍ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NBCU는 2007년 뉴스코퍼레이션과 함께 방송콘텐츠 전문 유통채널 `훌루`를 만들어 40여 개 사이트에 공급하고 있다. 컴캐스트도 올해 초 `TV에브리웨어` 서비스 `엑스피니티`를 시작했다. 컴캐스트는 NBCU 인수를 통해 자회사 `USA` `BRAVO` `SyFy`가 가진 엔터테인먼트 채널 콘텐츠를 대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3일 NBCU가 애플TV에 99센트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제안을 거절한 것도 적절한 가격을 지급하지 않는 한 콘텐츠를 독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매일경제 박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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